김경문의 결단 한화 감독이 택한 초단기 총력전 정우주 선발 카드로 끝내러 간다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 한화 김경문 감독은 신인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우고, 외국인 원투펀치까지 불펜 대기시키는 ‘이닝 쪼개기’로 승부수를 꺼냈다. 류현진과 문동주만 제외하고 전원 대기, 타선도 상대 맞춤형으로 새로 짰다. 오늘 끝내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1. 왜 지금 총력전인가
플레이오프 4차전은 ‘시리즈의 무게추’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순간이다. 한화가 이미 2승을 선점한 상태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남은 모든 자원을 당일 최대치로 끌어올려 변수를 줄이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밝힌 “류현진, 문동주 제외 전원 대기”는 에이스 자원을 한국시리즈까지 아껴두되, 나머지 전력을 4차전에 집중시키겠다는 분명한 의도다.
단기전에서 리드가 만들어지는 구간은 대체로 선발의 두 번째 타순 진입 전후다. 이 시점에 ‘이닝 쪼개기’를 통해 타자에게 같은 구질·같은 릴리스의 반복 노출을 차단하면, 상대의 준비된 어프로치가 무력화된다. 김 감독의 총력전 선언은 이 계산에서 출발한다.
2. 신인 정우주 선발 카드의 뜻
정우주는 정규시즌 대부분을 불펜으로 보냈지만, 시즌 막판 선발 준비를 시작했다. 스카우팅 포인트는 승부담에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과 직구의 힘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경험이 짧은 것은 리스크다. 반대로 ‘낯섦’ 자체가 장점이 된다. 삼성 타선이 선발 두 바퀴 차례를 충분히 분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 바퀴만 견디고 내려오는 운영은 노출 리스크를 낮춘다.
감독의 계산: “타순 한 바퀴 보고 교체.” 즉, 3~4이닝 계획 탑재. 구위 유지보다 매 타자 초구 승부의 질이 중요하다.
정우주의 핵심은 빠른 볼로 카운트를 앞서가며 높은 존을 적극적으로 쓰는 패턴이다. 단, 고속 패스트볼을 위주로 가다 보면 파울로 늘어지는 승부가 잦다. 투구 수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바퀴 공략 후 즉시 스위칭은 불가피하다.
3. ‘이닝 쪼개기’ 불펜 플랜의 실제 운영
김경문 감독이 2차전에서 다양한 불펜을 미리 던지게 한 건 오늘을 위한 리허설이었다. “던져봐야 컨디션을 안다”는 말은 결국 상황별 카드 매칭을 이미 끝냈다는 뜻이다. 좌우 스플릿, 패스트볼/브레이킹볼 기댓값, 높은 존 대응력 등을 기준으로 타순 구간별 매칭표가 준비됐을 공산이 크다.
일반적인 시나리오라면 정우주가 첫 바퀴를 끊고 내려온 직후, 2~3명의 단기 릴리버가 1이닝씩 이어 던진다. 6~7회 하이레버리지 구간에 세트업, 8~9회 마무리 플랜을 올리는 구조다. 점수 차가 크지 않을수록 투수 교체는 더 빨라진다. 단 한 타자 매치업만 보고 바꿀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4. 외국인 원투펀치의 불펜 대기 시나리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불펜 대기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전 가치가 크다. 둘은 선발 루틴이 몸에 밴 투수지만, 단기전에선 1~2이닝의 ‘초호화 브리지’가 된다. 낯선 타이밍에 등장하는 선발급 구위는 타선의 흐름을 강제로 끊는다.
현실적 사용 타이밍은 두 가지다. 첫째, 6~7회 리드 유지 구간. 둘째, 동점이나 1점 밀릴 때의 반등 구간. 특히 원태인-삼성 불펜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감안하면, 중후반에 ‘0’의 이닝을 쌓아 반격 기회를 마련하는 가치가 높다.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4~5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와도 충분히 기대 수익이 있다.
5. 타선 재배치 포인트와 노림수
한화는 손아섭-리베라토를 테이블세터로, 문현빈-노시환-채은성의 중심축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최인호, 최재훈, 심우준으로 하위 타선을 구성해 출루 후 상단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 포인트는 원태인을 상대로 ‘초구 선택’과 ‘높은 존 패스트볼 견디기’다.
노림수 정리 - 초반 1~2회: 손아섭의 선구안으로 투구 수를 늘리고, 리베라토의 타이밍 변주로 포심/체인지업 분리. - 중반 4~6회: 문현빈의 적극 스윙과 노시환의 장타 시도. 채은성은 상황타로 맞춰 가며 주자 이동. - 하위 타선: 최인호의 컨택으로 이어 주고, 최재훈이 빠른 볼을 밀어 넘겨 주자 2루를 자주 만든다.
심우준의 복귀는 수비 안정과 번트/히트앤런 카드까지 열어둔다. 특히 원태인을 상대로 과거 상대전에서의 타이밍 경험이 누적돼 있다는 점을 감독이 언급한 만큼, 9번이 한 번 더 타도록 이닝을 길게 가는 운영이 중요하다.
6. 삼성의 맞불 카드와 한화의 대응 방안
삼성은 원태인으로 시작해 가라비토까지 불펜 대기 가능한 총력전 모드다. 박진만 감독이 “문동주에게만 졌다”는 메시지를 던진 건, 한화의 불펜 다각도를 공략할 자신이 있다는 심리전이다. 실제로 삼성은 중장거리 타자들이 ‘빠른 볼 밟기’에 능하다.
한화가 취할 대응은 두 가지다. 첫째, 같은 구속대의 투수를 연속 투입하지 않는다. 릴리스 높이, 구종 포트폴리오를 바꿔 타자들의 타이밍 적응을 끊는다. 둘째, 원태인 상대로는 출루 이후 1루 견제 타이밍을 읽고 빠른 스타트로 2루를 선점한다. 원태인의 경쟁력은 커맨드와 타이밍 교란에 있는데, 출루가 이뤄진 순간엔 적극적인 런닝이 득점 확률을 끌어올린다.
7. 관전 포인트 7가지 디테일
1) 초구 승부
정우주가 초구 스트라이크로 앞서가는지, 그리고 한화 타자들이 초구 유인구에 속지 않는지가 경기 흐름을 가른다.
2) 두 번째 대면의 질
삼성 타선이 같은 투수를 두 번째로 보는 순간의 타구 질이 좋아진다. 이 지점에서 교체 타이밍을 1~2타자 빠르게 당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3) 7회의 심장
단기전에서 7회는 가장 많은 승부 변화가 나온다. 한화의 최고 구위 카드를 7회에 쓰느냐, 8~9회를 위해 남기느냐가 포인트다.
4) 번트가 아닌 ‘바운드 조절’
원태인의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변화구에 바운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당겨치기보다 센터라인을 겨냥한 플래트 스윙이 해법이다.
5) 포수의 프레이밍
경계 존에서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심리전에 큰 영향을 준다. 최재훈의 프레이밍이 초구-투스트라이크 구간에서 빛나야 한다.
6) 대주자 타이밍
한 점 승부일수록 7~8회 대주자 카드의 투입 타이밍이 결승점을 만든다. 첫 아웃 전에 과감하게 넣는 쪽이 기대값이 높다.
7) 수비 위치 선정
삼성 좌타 군단 상대로 2루수의 얕은 포지셔닝과 3루수 라인 세이브가 필수. 장타 저지와 번트 대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8. 김경문식 단기전 철학의 맥락
김경문 감독의 단기전 운영은 일관되게 “위험 구간을 선제 차단”하는 쪽이다. 선발의 완성도에 기대기보다, 두 번째 대면 전 교체로 상대 타선의 분석 루틴을 끊는다. 이 과정에서 ‘컨디션 확인을 위한 사전 등판’이 자주 등장한다. 2차전에 불펜을 넓게 쓰며 컨디션을 직접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 수비의 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격수-2루수의 병살 완성도를 우선시한다. 오늘 심우준의 선발 복귀가 공격보다 수비 안정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다. 단기전은 실수가 곧 실점이다.
9. 변수 관리 체크리스트
- 투구 수 급증: 파울 연타 시 즉시 마운드 방문, 변칙 시퀀스로 타자 시선을 바꾼다.
- 심리적 압박: 볼넷 2개 연속 시 포수 리드 변경, 초구 변화구/높은 패스트볼 스위치.
- 주루 실책 방지: 2아웃 이후 스타트는 보수적으로, 무사/1사 때만 과감하게 간다.
- 삼성의 대타 카드: 좌투수 예상 타이밍에 우타 대타 등장, 한 타자 매치업 완급 조절.
- 심판 존 적응: 초반 1~2이닝에 존 성향 데이터화, 코치-포수 간 신호 공유 고정.
- 수비 시프트: 좌타 상대로 우측 깊게 당기되, 번트 기미 보이면 3루수 전진.
- 비/그라운드 컨디션: 땅볼 증가 시 투심/체인지업 비중 확대, 바운드 관리 철저.
10. 오늘 경기, 한화가 끝내려면
첫째, 선취점이 필요하다. 원태인의 초반 커맨드를 흔들어 투구 수를 늘리고, 3회 이전 득점으로 삼성 불펜 호출을 앞당기면 한화가 원하는 ‘이닝 쪼개기’ 그림이 잡힌다.
둘째, 5~7회에 무실점 브리지 구축이 핵심이다. 여기서 외국인 선발급의 1~2이닝 투입은 심리적 우위를 만들 수 있다. 스코어가 타이트할수록 7회에 최상급 카드를 쓰는 게 기대값이 높다.
셋째, 수비에서의 작은 플레이가 점수를 만든다. 병살 완성, 외야 중계 플레이, 포수의 블로킹—all or nothing이 아니라 ‘실수 제로’가 이기는 길이다.
정우주의 담대함, 불펜의 촘촘한 이어던지기, 타선의 한 박자 빠른 결단. 김경문 감독의 총력전은 계산이 끝난 승부다. 남은 건 실행뿐이다. 오늘 한화가 시리즈를 끝내려면, 계획대로 흔들리지 않고 쪼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