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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상상인 한경 와우넷 오픈 5차 연장 혈투 끝 이율린 첫 우승 드라마

2025년 10월 20일 · 39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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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펼쳐진 상상인 한경 와우넷 오픈 최종 라운드는 끝을 알 수 없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5차 연장에서 이율린이 마지막 버디를 꽂아 넣으며 생애 첫 우승을 완성했다. 바람, 압박, 체력 싸움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루틴과 퍼팅 감각이 승부를 갈랐다.

바람 속에서 시작된 결승일의 톤과 매너

최종 라운드 아침, 레이크우드CC에는 북서풍이 간헐적으로 불었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건조하게 굳었고, 공은 낮게 깔리거나 런이 과감하게 붙었다. 이런 조건에서는 티샷 탄도를 낮추고, 세컨드 샷은 훅이나 슬라이스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율린은 그 전략을 초반부터 담담하게 따랐다. 과도한 공격 대신 핀 하이로 맞추는 안정적 공략, 그리고 짧아지는 퍼팅 거리 관리가 눈에 띄었다.

전날 3라운드에서 ‘노보기’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흐름은 여전히 유효했다. 다만 최종 라운드 특유의 떨림과 바람의 변수가 더해지자, 버디와 보기가 교차하며 긴장도가 올라갔다. 그럼에도 스코어 카드에 굵직한 손실이 없었던 건, 위기에서의 선택이 과감하기보다 “현명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승부를 가른 구간 관리 후반 6홀의 디테일

상위권 경쟁에서 마지막 여섯 홀은 늘 판도를 결정한다. 13번부터 18번까지는 바람의 방향이 교차하고, 핀 포지션에 따라 그린의 경사를 역이용해야 한다. 이율린은 16번 파5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레이업을 택하며, 17번과 18번의 흐름을 위한 에너지와 호흡을 남겨두었다. 종종 선수들이 16번에서 승부를 보려다, 17번의 티샷에서 루틴이 흔들리는데, 그는 반대로 17·18번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준비했다.

특히 18번 홀의 세컨드 샷 선택이 인상 깊었다.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상황에서 플래그를 직접 겨냥하기보다는 안전한 좌측면으로 공을 두고, 상향 퍼팅 라인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묶으면서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는 단일 샷의 기교보다 라운드 전체를 조율하는 코스 매니지먼트의 승리였다.

5차 연장까지 이어진 심리전 흔들림 없는 루틴의 힘

연장전은 말 그대로 집중력과 체력의 장기전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끝의 감각은 둔해지고, 판단은 조심스러워진다. 1차부터 3차 연장까지는 서로 파 세이브를 이어가며 일종의 ‘정보 수집전’이었다. 각자의 티샷 구질, 어프로치 런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드러나는 구간이다. 4차 연장에서 상대의 어프로치가 1m에 붙는 장면은 심리적으로 큰 압박이 되기 마련인데, 이율린은 오히려 6m 버디 퍼트를 과감히 밀어 넣어 승부를 되돌렸다.

그 순간, 갤러리의 호흡이 달라졌다. “오늘은 쉽게 끝나지 않겠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그의 프리샷 루틴은 똑같았다. 그립 압력을 일정하게 두고, 실루엣을 간결하게 유지한 셋업, 그리고 스트로크 템포의 균질함. 5차 연장에서 페어웨이 한복판을 갈랐고, 피치 웨지로 핀 1m에 세워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퍼팅은 소리조차 조용했다. 홀컵으로 사라지는 공을 따라, 그의 표정도 서서히 풀렸다.

데뷔 3년차의 성장 궤적 기술보다 ‘흐름을 만든’ 운영

이율린의 이번 우승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지난 시즌부터 보이던 변화가 있었다. 첫째, 쇼트 게임의 안정. 그린 주변에서의 선택지가 늘었고, 낮은 런과 하이 투의 전환이 매끄럽다. 둘째, 퍼팅의 짧은 거리 성공률. 스트로크의 출발이 손목이 아니라 어깨에서 일관되게 나올 때 생기는 그 신뢰감이 연장전에서 빛을 발했다. 셋째, 라운드 내 ‘작은 리셋’ 능력. 부정확했던 샷 이후 다음 샷에서 템포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전날 코스 레코드 급 라운드는 단순한 폭발력이 아니라, 실수를 한 홀 안에서 봉합하는 속도에서 비롯됐다. 오늘도 그 습관이 명확했다. 보기 직후 다음 홀에서 무리하지 않고 파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리듬을 되찾았다. 골프에서 ‘흐름을 만든다’는 건 감정의 고저를 낮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맞대결의 품격 박지영의 존재가 만든 긴장과 완성도

상대가 강할수록 플레이의 밀도는 올라간다. 연장전 내내 박지영은 보기 없이 깔끔한 운영을 이어갔다. 페어웨이 히트와 핀 하이 접근이 안정적이었기에,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의 향방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었다. 베테랑의 노련함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끝까지 밀고 간 점이 이번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스코어만 보면 둘의 차이는 미세하지만, 디테일을 보면 다르다. 마지막 연장에서의 세컨드 샷 위치 선정, 남겨둔 퍼팅 라인의 경사 방향, 그리고 그 홀에서의 바람 결을 ‘짧은 회의’로 정리하고 들어간 태도. 하이라이트 장면은 짧았지만, 그 뒤엔 수십 번의 루틴과 내부 대화가 쌓여 있었다.

숫자로 읽는 결정적 순간 무엇이 승부를 갈랐나

대회 공식 세부 수치가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관측된 지표만으로도 경향은 분명하다.

  • 티샷 탄도 관리: 바람 속에서도 중탄도 드로우로 페어웨이를 꾸준히 지켰다.
  • 어프로치 스핀 조절: 그린 전면이 단단할 때 1바운드 후 멈추는 스핀량이 잘 맞았다.
  • 3m 이내 퍼팅 성공률: 연장전에서의 심리적 허들도, 템포 일치로 무너뜨렸다.
  • 리스크 최소화: 파5 홀에서 무리한 투온 시도 대신 ‘버디 가능한 파’의 설계를 선택.

이 지표들은 결과론이 아니다. 현장에서 관찰되는 루틴의 일관성과 의사결정 속도가 높은 상관을 보이는 요소들이다. 특히 마지막 웨지샷은 스핀량보다 낙하지점을 정확히 찍는 거리 컨트롤 능력이 중요한데, 그 계산이 정확했다.

현장에서 느낀 공기의 온도 갤러리와 코스의 호흡

노을이 길어지면서 페어웨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연장 3차 즈음부터는 바람이 조금 더 차가워졌고, 그린의 구름도 미세하게 바뀌었다. 갤러리의 숨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 사이에서 선수들은 자신만의 고요를 찾아야 한다. 이율린은 백스윙 탑에서 아주 짧은 정적을 두는데, 그 순간이 오히려 주변 소음을 멀리 밀어내는 역할을 했다.

연장전이 길어질수록 관중의 시선은 한 점으로 모였다. 파로 이어지는 정적 속에, 4차 연장의 6m 퍼팅이 들어간 순간, 느슨해졌던 긴장감이 다시 직선으로 긴장됐다. 현장은 그때부터 “누가 먼저 틈을 보이느냐”의 기운으로 바뀌었다.

첫 우승의 의미 커리어의 결로가 달라진다

첫 우승은 기술의 증명이자, 심리적 장벽의 해체다. 특히 5차 연장이라는 드라마를 통과했다는 사실은 이후 시즌 운영에 큰 자신감을 준다. 단독 선두에서의 리드 관리, 추격전에서의 인내, 그리고 클러치 퍼팅의 체험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투어 선수에게 이 경험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다. 이후 비슷한 환경에서 루틴을 불러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쇼트게임 선택지가 더 과감해진다.

또한 스폰서십과 대회 초청, 시드 안정성 등 실질적인 변화도 뒤따른다. 무엇보다 본인이 본인에게 건네는 신뢰의 언어가 달라진다.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미 해본 길”이라는 감각. 그 차이가 다음 일곱 번째 아이언 다운스윙의 타이밍까지 바꿔놓는다.

레슨 노트 아마추어가 배울 수 있는 세 가지

1. 목표를 핀보다 넓게 잡기

핀만 보이면 오히려 미스가 커진다. 이율린처럼 안전한 면을 기준으로 ‘실패 허용 범위’를 정하면 스코어 카드의 손실이 줄어든다. 핀 하이 사고방식은 업다운을 쉽게 만든다.

2. 짧은 퍼트 루틴을 표준화하기

3m 이내 퍼팅은 템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드레스에서 숨 한 번, 스트로크는 리듬 하나. 이 두 가지를 매 홀 동일하게 유지하면 긴장도에서 오는 흔들림이 줄어든다.

3. 파5는 ‘버디 가능한 파’로 설계

투온 욕심을 내려놓고 80~100m 웨지 지점을 남기는 방식이 더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든다. 오늘의 연장전이 보여준 것도 바로 이 합리성이다.

현장의 소리 짧은 멘트가 전한 울림

“연장전이 길어질수록 제 리듬만 믿자고 계속 되뇌었어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요.”

긴 설명보다 짧은 한 문장이 더 진하게 남는다. 스스로를 향한 언어가 분명한 선수는 흔들려도 오래 흔들리지 않는다. 그건 승부사들이 공통으로 가진 태도다.

세대 교체의 징후 투어의 흐름이 바뀐다

이번 우승은 단지 한 명의 스타 탄생을 넘어, KLPGA의 흐름 변화를 상징한다. 신예들의 샷 퀄리티는 상향 평준화됐고, 데이터 기반의 코스 매니지먼트가 보편 언어가 됐다. 베테랑과 신예의 부딪힘은 점점 더 디테일로 가고, 연장전의 질도 높아진다. 팬 입장에서는 매 라운드가 서사로 이어지는 시즌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이 흐름 속에서 이율린의 첫 우승은 의미가 크다. 단순한 파워나 테크닉이 아니라, 선택의 질과 심리적 복원력으로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다. 다음 대회에서도 이 ‘루틴의 품질’이 유지된다면, 상위권 경쟁은 더욱 촘촘해질 것이다.

코스 관점으로 본 레이크우드CC 오늘이 특별했던 이유

레이크우드CC는 바람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코스가 된다. 오늘처럼 북서풍이 섞이면, 일부 홀은 티샷이 짧아지고 일부 홀은 런이 과해진다. 그린은 경사가 미묘해서, 컵 위치가 좌우로 치우치면 퍼팅의 첫 걸음이 더 중요해진다. 이율린은 초구를 안전한 면으로 몰고, 세컨드에서 핀 하이를 유지했다. 그 결과 버디가 나올 때도 ‘과감한 한 방’보다 ‘쌓인 한 끗’이 많았다.

관중 동선도 매끄러웠다. 연장전이 길어졌음에도 흐름이 끊기지 않았고, 갤러리가 그린 주변에서 압박을 최소화하도록 안내가 잘 유지됐다. 이런 운영의 안정감은 선수들의 집중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데이터 시대의 골프 이율린이 보여준 체크리스트

  • 샷 전 루틴 시간: 일정하게 유지해 리듬 붕괴 방지
  • 바람 읽기: 깃발과 나무 꼭대기, 그리고 구름 그림자 순서로 체크
  • 웨지 거리 맵: 75·85·95m의 낙하지점 가상 드릴로 승부홀 대비
  • 그린 경사 스캔: 공의 마지막 50cm를 상상하며 라인 결정

이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성능이다. 긴 승부일수록 이런 루틴의 작은 차이가 결과를 만든다.

마무리 첫 우승은 시작의 신호탄

5차 연장 버디로 완성된 첫 우승. 그 순간의 울림은 오래 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울림이 다음 날의 연습으로 이어질 때다. 오늘의 장면을 기억하되, 내일의 루틴으로 번역하면 된다. 관중 입장에서는 명승부의 기억이, 선수에게는 더 큰 무대를 향한 초대장으로 남는다.

이율린의 이름 옆에는 이제 ‘우승자’라는 단어가 붙는다. 그리고 그 단어는 앞으로의 스윙 템포, 퍼팅 스트로크, 코스 위의 미소까지 바꿔놓을 것이다. 첫 우승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부터가 본편이다.

에필로그 현장에서 건진 작은 디테일

해질녘 그린에서 들리던 스파이크 소리, 마지막 퍼팅 직전 숨을 고르는 2초의 정적, 그리고 공이 홀로 사라진 뒤 고개를 살짝 들어 하늘을 본 표정. 이런 순간들이 오늘의 드라마를 채웠다. 기록은 숫자로 남지만, 승부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도록 이 하루를 떠올릴 것이다.

요약: 바람과 압박 속에서 루틴을 지킨 이율린은 후반 17·18번의 집중력으로 연장전을 만들고, 5차 연장에서 페어웨이-정확한 웨지-짧은 버디의 교과서적 흐름으로 생애 첫 우승을 완성했다. 기술 위에 쌓은 운영, 운영 위에 붙인 멘털이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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