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노’ 2회, 공익변호사 정경호의 첫 승부…시청률 6% 돌파
전직 판사 출신이라는 무기가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유기견 소유권 분쟁을 둘러싼 첫 공익 사건에서 촘촘한 전략이 빛났고, 방송가의 관심도 수치로 증명됐다.
시청률 포인트: 상승세의 근거
2회는 수도권 가구 평균 6%, 최고 7.3%, 전국 가구 평균 6.2%, 최고 7.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상위권을 확보했다. 특히 2049 타깃에서도 유료플랫폼 기준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해, 초반 흡입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승세의 동력은 ‘법정의 퍼즐을 푸는 재미’와 ‘공익이라는 명분의 호소력’이 맞물린 덕분이다. 사건 자체가 무겁거나 잔혹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이슈를 건드렸고, 복잡한 절차를 스릴 있게 압축하는 방식이 대중성으로 이어졌다.
“한 번에 이해되는 법정의 논리, 그 뒤에 숨어 있던 인간사의 디테일.” 2회가 남긴 인상은 이 문장 하나로 충분하다.
첫 공익 사건의 쟁점 요약
핵심은 유기견 ‘별이’를 둘러싼 소유권 다툼. 구조 후 입양된 반려견을 기존 주인이 다시 돌려 달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기존 주인의 배경, 사건 담당 판사와의 학연, 그리고 짖음 방지 목걸이라는 불편한 단서가 맞물리며 법정의 긴장이 높아졌다.
논쟁의 축
- 별이가 ‘유기’로 볼 수 있는가
- 짖음 방지 장치가 동물 학대에 해당하는가
- 공익 사건에서 윤리적 선택과 절차적 정당성의 균형
결말부에서 ‘별이는 내 개가 아니다’라는 고소인의 자백이 나오며 소유권 주장이 무너졌다. 이 한 문장을 끌어내기 위한 일련의 설계가 에피소드의 골격을 이뤘다.
전략의 설계: 판사의 회피부터 배심까지
전직 판사 출신 주인공의 무기는 ‘절차와 사람을 동시에 읽는 능력’이다. 판사의 성향을 파악해 직권 회피를 유도하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공감의 무대를 확장했다. 정답을 정면으로 들이밀기보다, 상대가 스스로 틈을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핵심 장치 세 가지
- 편향 가능성이 있는 담당 판사 배제 시나리오
- 배심의 ‘상식’을 활용하는 국민참여재판 선택
- 학대 정황 노출과 가짜 목걸이의 심리적 변수
특히 ‘법정에 별이를 세우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증거 빈틈을 보완하는 대신, 인간의 인식과 양심에 직접 호소하는 전략. 전술적으로는 대담했고, 극적으로는 통쾌했다.
팀 다이내믹: 각자의 강점이 만든 합
프로보노 팀은 ‘한 명의 천재’가 아니라 ‘여러 개의 전문성’으로 굴러간다. 현장 발로 뛰는 탐사형, 자료와 판례에 강한 분석형, 스며드는 언더커버형이 균형을 이룬다. 에피소드마다 역할이 교차되면 팀의 개성이 더 살아날 텐데, 2회는 그 가능성을 선명히 보여줬다.
조합의 미학
- 현장성: 물증 탐색·상황 재구성
- 데스크워크: 판례 맵핑·논증 라인 구축
- 사회공학: 심리·관계·압박 포인트 설계
공익 사건은 예산과 시간의 제약이 크다. 그래서 팀이 가진 ‘유연성’이 성패를 가른다. 제작진은 이 현실을 극적 재미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법과 윤리의 경계: ‘정당행위’가 말하는 것
이번 사건의 법적 키워드는 ‘정당행위’다.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한 목적이었는지, 사회상규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지, 이 두 축이 법리의 중심이었다. 현실에서도 구조와 입양 과정에서 비슷한 고민이 반복된다.
현실 팁: 반려동물 분쟁 예방
- 구조·보호 단계 기록화: 사진, 발견 위치, 동물등록 여부 확인
- 장치·도구 사용의 법적 리스크 점검: 짖음 방지 장치 등은 학대 소지가 될 수 있음
- 입양 절차의 투명성: 서류, 상담, 사후 모니터링 동의
드라마가 다룬 정당행위는 단순한 판결 논리를 넘어, 보호와 권리 사이의 균형을 묻는다. 시청자가 ‘법은 어디까지 사람을 돕는가’를 생각하게 만든 지점이다.
캐릭터 관전 포인트
강다윗은 ‘규범을 아는 현실주의자’로 그려진다. 협상력, 전략, 실행력까지 갖췄지만, 공익이라는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이 균형감각이 시리즈의 중심축이 된다.
오정인은 대형 로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공익 지표의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성장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인물로, 이후 서사의 변곡점을 만들 인물이다.
대립축에 선 변호사와의 관계, 그리고 말미에 드러난 과거 인연은 다음 회차의 서스펜스를 미리 당겨 둔다. 개인의 서사와 공익의 미션이 충돌할 때, 이 드라마는 한 단계 더 깊어진다.
프로보노의 의미: 한국 로펌 문화 속 공익
프로보노는 변호사가 공익을 위해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다. 해외 로펌에선 연간 의무시간을 채우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제도화와 인식 개선이 꾸준히 진행 중이다.
드라마가 던진 현실 질문
- 공익팀의 성과를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승률, 환산가치, 구조 건수, 제도 개선 기여도
- 개인 커리어와 공익의 교차점: 동기 부여가 사라지면 지속 가능할까
- 권력과의 거리: 공익은 때때로 거대한 이해와 마찰한다
작품은 ‘공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법조가 본래 지켜야 할 중심’이라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밀어붙인다. 과장보다 구조적 질문을 택한 점이 인상적이다.
미장센과 연출 톤
법정 씬은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편집되고, 팀 회의 장면은 리듬감 있게 교차된다. 차분한 색감과 과감한 클로즈업의 배치가 논리 서스펜스를 살린다. 정보량이 많은 대사를 감정으로 보조하는 배우들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시청 포인트
- 증거 대신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는 쇼트 설계
- 법정의 긴장과 팀의 일상 대화가 교차하는 템포
- 반려견의 존재를 증거이자 인물의 거울로 활용
과장된 음악이나 과도한 반전 대신, 설계된 수순으로 긴장을 끌어올리는 선택이 작품의 결을 단단하게 만든다.
앞으로의 관전 키워드
말미에 드러난 과거의 연결고리는 ‘개인의 서사’라는 변수를 터뜨린다. 공익이라는 가치가 개인의 복수, 명예, 생존과 충돌할 때 팀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팀장-대표-과거 인연의 삼각 구도
- 공익 사건의 스펙트럼 확장: 노동, 주거, 디지털 권리, 환경
- 로펌 내 정치: 공익팀의 성과 지표와 예산 갈등
시청률은 초반 관문을 통과했다. 이제는 ‘사건의 깊이’와 ‘인물의 내밀함’을 얼마나 동시에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한 줄 총평과 추천 시청층
한 줄 총평: 법정의 논리와 사람의 온기를 동시에 붙잡은 첫 승부.
이런 분께 추천
- 과하게 자극적인 전개보다 논리 전개와 설계를 좋아하는 시청자
- 반려동물 이슈, 공익 소송, 제도 개선에 관심 있는 독자
- 팀 플레이의 맛과 캐릭터 성장 서사를 기다리는 분
공익 변론이라는 낯설 수 있는 세계를 대중적 포맷으로 번역해낸 2회. 드라마는 선명한 메시지를 택했지만, 설교적이지 않다. 각자의 자리에서 쓸 수 있는 작은 용기, 바로 그 이야기를 꽤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