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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합동감식 ‘3층 끝’ 불길 포착…내부 진입은 보류

2025년 11월 21일 · 17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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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 첫날, 내부 붕괴 위험으로 외곽 중심 조사 진행. CCTV에 3층 끝 지점 불꽃이 잡혔으나 발화 원인과 정확한 지점은 단정 못 한 상태입니다. 당국은 드론 촬영을 통해 연소 패턴과 구조 안정성을 추가 분석합니다.

키워드: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천안 물류창고, 합동감식, 드론 감식

1. 사건 개요: 언제, 어디서, 무엇이 있었나

이번 화재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일반산업단지 내 이랜드 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했습니다. 신고 시각은 이른 오전, 현장 대응은 ‘대응 2단계’까지 확대되었고, 완진까지 약 60시간이 걸렸습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에 이르는 대형 센터였고, 연면적은 약 19만㎡에 달합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일반 직원들의 출근 이전이었고, 내부에 있던 경비원 등 최소 인원은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센터 전반에 보관 중이던 의류·신발·잡화 등 적재물의 상당수가 전소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완진 이후에도 잔불 정리에는 사흘가량이 소요될 정도로 연소 물량이 많았습니다.

센터는 2010년대 중반 준공 이후 대규모 물류 허브 역할을 해왔고, 다량의 택배 박스와 팔레트, 포장재 등 가연성 적치물이 층별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한때 ‘동시 접안 150대’ 규모로 운영되던 하역 시스템이 화재 확산 동선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졌는지 역시 조사 포인트로 꼽힙니다.

2.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 ‘3층 끝’의 불길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7개 기관이 참여한 합동감식에서 핵심은 “불길이 어디서 시작됐는가”였습니다. 내부·외부 CCTV 영상 다수를 확보해 비교한 결과, 3층 끝 지점에서 치솟는 불꽃이 가장 먼저 포착됐습니다. 특히 3층 하역장 주변, 이른바 메자닌(mezzanine) 형태의 다단 선반 인근에서 최초 불빛이 감지되었다는 점이 교차 확인됐습니다.

다만, 건물 구조상 1층에서 4층까지 이어지는 통로(버티컬 샤프트 유사 공간, 컨베이어 공간 또는 픽업-소터 연결 통로)가 존재해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화염이 빠르게 번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입니다. 즉, ‘3층에서 불이 보였다’는 사실이 곧 ‘3층이 발화 지점’이라는 결론과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전기적 요인, 인화성 물질, 열원(전등, 배선, 충전기 등) 가능성은 모두 열린 상태입니다. 컴퓨터와 조명, 전선이 주변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그 어떤 단정도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3. 왜 내부 진입이 보류됐나: 구조 안전 진단

합동감식팀은 당초 내부에 들어가 발화 흔적을 채증할 계획이었지만, 주요 구조물의 내력이 현저히 저하됐고 잔해가 다층으로 쌓인 상태라 추가 붕괴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장 구조기술사의 1차 진단 역시 ‘안전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습니다.

무너진 철골과 경량 철골 부재가 얽혀 있어 보행로 확보 자체가 쉽지 않고, 각종 설비 덕트·컨베이어 프레임·랙 구조물이 변형된 채로 매달려 있는 구간도 발견됩니다. 현장 작업자는 물론 감식 인력의 안전을 위해, 외곽 관찰과 항공 촬영(드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1차 선택지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감식팀은 우선 도면과 실제 영상, 열화상 데이터를 대조해 ‘안전 진입 동선’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내부 진입은 결국 하게 되겠지만, 그 전제는 잔해 안정화와 추가 지지 설치 등 안전 확보가 먼저입니다.

4. 드론 감식은 무엇을 밝히나: 연소 패턴과 동선

드론 감식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붕괴 잔해 위쪽에서 확인 가능한 연소 확대 패턴(burn pattern)을 읽어 ‘불이 어디서부터 퍼졌는가’를 추정합니다. 둘째, 통로·덕트·컨베이어 라인을 따라 화염이 이동했는지 단서를 확보합니다. 셋째, 내부 접근이 어려운 공간의 열흔(heat signature)과 잔존 연기 포켓을 체크해 2차 위험을 줄입니다.

최근에는 고해상 광학 카메라와 열화상 센서를 혼합해 촬영하는 드론이 보편화되어, 야외에서 내부로의 관통 시야를 일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단 랙과 메자닌 구조 위·아래의 그을음 분포, 금속 변형 방향(열로 인한 휨), 천장·벽체의 스폴링 흔적 등을 종합하면 연소의 초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드론 영상만으로 발화 ‘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내부 진입 이후 잔해 속 전선, 접속부, 멀티탭, 배선 덕트, 전등 소켓, UPS·충전기 등 전기적 흔적과 주변 가연물의 탄화 양상을 채증·실험해야 합니다. 드론 감식은 ‘어디를 우선 파보아야 하는가’를 정교하게 좁혀주는 단계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5. 물류센터 구조와 화재 확산 변수

대형 의류 물류센터는 일반적으로 다음 요소들이 화재 확산에 영향을 줍니다.

  • 가연성 적재물: 의류·신발·종이 박스·비닐 포장재 등은 화염 전파 속도를 높입니다.
  • 개방형 하역장: 층 끝 하역장은 외기와 맞닿아 연소 공기(산소) 공급이 원활합니다.
  • 수직 연결부: 컨베이어 샤프트, 화물용 엘리베이터, 피킹라인 연결 구간은 연기·열의 수직 이동通路가 됩니다.
  • 랙·메자닌 구조: 다단 선반은 ‘굴뚝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상부 고열이 하부에 재전달되기도 합니다.

이 센터는 4개 층 전반에 물량이 적재되어 있었고, 특히 당시 3층에는 택배 박스가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관 밀도가 높을수록 화재 부하는 커지고, 소방대의 내부 전개는 어려워집니다. 이는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을 압축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시설 구조 측면에서 금속 패널과 경량 철골은 열에 취약합니다. 고온에서 강도가 빠르게 떨어져 국부 좌굴이나 전단 변형이 발생하면, 인접 부재까지 도미노처럼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런 배경이 내부 진입 보류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6. 스프링클러·CCTV·야간 근무 인원 등 당시 상황

스프링클러는 설치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실제 작동 여부와 작동 범위, 수계(수원·압력)의 유지 상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형 랙 상단까지 물 분사가 도달했는지, 개방된 하역장 주변의 바람 영향으로 살수 패턴이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등이 쟁점입니다.

CCTV는 내·외부 다수 채널이 확보되었고, 3층 끝 지점에서 불꽃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다만 카메라의 시야각, 프레임 드랍, 연기 발생 이후의 노이즈를 감안하면, 화면에 잡힌 ‘첫 불꽃’이 꼭 ‘첫 발화’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드론 영상과 시간축 동기화(타임스탬프 정합)를 통해 더 정밀한 시퀀스를 재구성합니다.

야간 인원은 최소 수준이었고, 경비·당직 인원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출근 전 시간대여서 내부 피난 동선의 혼잡은 없었지만, 반대로 초기 인지와 초동 대응은 인력 부족으로 제약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경보 설비의 동작 기록, 자동 화재탐지 설비의 수신반 로그 분석으로 보완될 수 있습니다.

7. 비슷한 대형 물류창고 화재에서 배운 점

국내외 물류센터 화재 사례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반복됩니다. 첫째, 가연성 포장재가 다량 적재되어 있고, 통로가 막히면 소방대 진입이 늦어집니다. 둘째, 수직 샤프트를 통한 연기·열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 위층에서 먼저 연기와 불꽃이 관찰되는 착시가 발생하곤 합니다. 셋째, 전기적 발화가 의심돼도, 단락 흔적과 열원의 전후 관계를 가리지 않으면 오판하기 쉽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대형 센터들은 랙 상부·중간층에 보조 스프링클러(인-랙 스프링클러)를 별도로 두거나, 배연 창을 분할해 구획별 연기 배출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화물 하역장 주변은 외기 유입이 큰 만큼 화염 확산 방지를 위한 방화셔터, 자동 폐쇄형 도어, 비상 차연 설비가 실효롭게 작동해야 합니다.

결국 설계 단계에서부터 ‘연소 구획’과 ‘수직 확산 차단’을 강하게 잡는 것이 핵심이고, 운영 단계에서는 적치 한계선 준수, 통로 폭 유지, 충전기·멀티탭 집중 구역의 열관리(열 축적 방지)와 일상 점검이 중요합니다.

8. 남은 쟁점: 발화 원인, 책임 범위, 복구 로드맵

발화 원인 규명

현재 거론되는 가능성은 전기적 요인, 취급 부주의, 설비 결함 등입니다. 다만 구체적 결론은 내부 진입 후의 물증 채취와 실험감정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잔해에서 회로 단락 흔적(bead), 접점 용융 형상, 케이블 절연 파괴 흔적이 발견된다면 전기적 발화 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화성 액상 흔적, 비정상적 산화 패턴이 확인되면 다른 가능성도 열립니다.

책임 범위

책임 소재는 건축주·운영사·시설관리·협력업체·설비 시공사 등 다중 주체의 관리 의무 범위와 직결됩니다. 스프링클러의 설계적 정합성, 유지관리 기록, 정기 점검 이력, 알람·경보 시스템의 로그, 비상대응 매뉴얼 준수 여부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복구와 운영 재개

복구는 안전진단→잔해 처리→구조 보강 또는 재시공→설비 재구축 순으로 간다 해도, 대형 물류센터 특성상 수개월 이상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대체 허브 가동, 물량 분산, 계약 물량의 SLA(서비스 수준 협약) 보완이 필요합니다. 지역 협력 물류망과의 연동도 변수가 됩니다.

9. 지역과 산업에 미칠 영향

단기적으로는 출고 지연, 재고 손실, 파손·오염 처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측은 시즌성 상품의 타이밍 이슈가 커지고, 온라인몰의 배송 리드타임이 길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방재 투자가 확대되고, 창고 설계에서 인-랙 스프링클러, 구획 방화, 배연·차연 설비의 상향 평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 산업단지에는 임시 물류 배치 수요가 늘고, 협력 운송사의 스케줄 재편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보험 클레임과 손해사정이 본격화되면, 산업재해성 요소와는 별개로 화재 보험·동산 보험·영업손실담보(LOP) 라인의 검토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10. 정리: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것과 기다려야 할 것

지금까지 드러난 팩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3층 끝 지점에서 불꽃이 가장 먼저 포착되었다는 점. 둘째, 수직 연결 통로가 존재해 하층 기원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 셋째, 내부 붕괴 위험으로 외곽과 드론 중심 감식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최종 발화 지점과 원인,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의 전모는 내부 진입과 물증 채취, 실험감정이 완료되어야 명확해집니다. 무리한 추정보다 절차를 밟아 사실을 좁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모: 대형 물류시설은 ‘불이 나지 않게 하는 설계’와 ‘나더라도 확산을 늦추는 운영’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현장 수습과 별개로, 업계 전반의 점검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록: 체크포인트

  • CCTV·드론 영상의 시간 동기화 완료 여부
  • 메자닌·랙 주변 전기설비의 잔해 분석 결과
  • 스프링클러 수계·밸브·헤드 상태 기록
  • 하역장 방화 구획·차연 설비 동작 로그
  • 수직 통로(컨베이어·엘리베이터) 주변 그을음 패턴

관련 태그: 물류센터 화재합동감식드론 감식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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