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혁신상, 삼성·LG·두산로보틱스까지 ‘기술 판도’ 다시 썼다
CTA가 발표한 CES 2026 혁신상 결과가 공개됐다. 삼성은 총 27개, LG는 18개의 상을 거머쥐었고, 두산로보틱스는 AI 부문 최고혁신상으로 산업용 AI 로봇의 진화를 보여줬다. 올해 수상의 공통 키워드는 ‘초연결, 초지능, 초경량’으로 요약된다.
CES 혁신상, 무엇을 평가하나
CES 혁신상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매년 CES 개막 전 공개하는 사전 수상이다. 본상과 최고혁신상 두 축으로 나뉘며, 디자인·엔지니어링 완성도, 사용자 경험, 시장 파급력, 기술적 독창성을 종합적으로 본다. 부문은 TV·디스플레이, 컴퓨팅, 모바일, 로보틱스, 사이버보안, 임베디드 기술, 차량용 솔루션 등으로 촘촘하다.
올해 특징은 ‘하드웨어 중심 혁신’에서 ‘플랫폼과 지능을 품은 하드웨어’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와 가전은 초슬림·무선화로 공간 제약을 해소했고, 반도체와 보안은 엣지 AI와 양자 안전(QS, Post-Quantum)으로 내실을 다졌다. 로봇은 공장 밖 현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 디스플레이·반도체의 양 날개
삼성은 영상디스플레이, 가전, 모바일, 반도체까지 전 라인업에서 수상 성적을 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다수의 신형 TV와 모니터가 이름을 올렸고, 생활가전은 ‘오토 오픈 도어’ 같은 생활 맥락형 편의 기능으로 실사용 가치를 증명했다.
모바일 측면에선 XR 헤드셋과 폴더블, 스마트워치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생태계를 확장했다. XR은 음성·시선·제스처 입력을 묶어 몰입형 인터랙션을 강화했고, 폴더블은 힌지 안정성·주름 최소화 같은 기계적 완성도를 더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워치 라인업은 헬스 알고리즘의 정밀도가 관건인데, 세대가 거듭될수록 하드웨어 센서와 모델 업데이트가 동반되는 패턴을 보인다.
반도체: 양자보안과 스토리지의 방향성
반도체 부문에서 눈에 띄는 건 양자보안 칩과 최신 LPDDR, 컨슈머·오토모티브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다.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하는 PQC(Post-Quantum Cryptography) 가속과 보안 키 관리의 하드웨어 오프로딩은 보안의 기본기를 바꾸는 흐름이다. 차량용 탈부착 SSD 같은 폼팩터 실험은 전장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로그 수집, 데이터 로밍의 유연성을 키운다.
요약하면, 삼성의 전략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의 브랜드 존재감과 파운드리·메모리·스토리지의 기술 리더십을 상호 증폭시키는 쪽에 가깝다. 화면이 크고 얇아질수록 그 뒤를 받쳐주는 전력·열·신호 무결성 기술이 중요해지는데, 이 부분에서 반도체의 견인력이 드러난다.
LG: 투명·무선 올레드와 webOS의 확장
LG의 하이라이트는 투명·무선 TV다. 대형 4K 투명 패널과 무선 AV 전송의 조합은 ‘TV를 공간에 녹이는 방식’을 현실화한다. 화면을 켰을 때는 정보와 콘텐츠를 선명히 보여주고, 껐을 땐 가구처럼 비워지는 경험을 설계했다. 유선 단자에서 해방되면서 거실·로비·상업 공간의 배치 자유도도 커졌다.
올레드 TV 라인업의 연속 수상은 패널 제어, 밝기 제어 알고리즘, 번인 관리, 게이밍 최적화 등 다층의 개선이 쌓인 결과다. 모니터 부문에서도 전문가급 색정확도와 균일도를 강조하며 크리에이터·개발자 수요를 파고든다.
webOS: 디바이스 너머의 플랫폼
webOS는 사이버보안과 인공지능 부문에서 모두 인정받았다. TV가 사실상 대형 컴퓨터로 기능하면서, 계정·결제·음성 데이터 보안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보안 인증 스택, 앱 샌드박싱, 펌웨어 업데이트 체계의 고도화가 플랫폼 신뢰성을 뒷받침한다. 동시에 추천·음성 인터랙션·멀티프로필 같은 AI 경험이 콘텐츠 소비의 허들을 낮춘다.
로봇청소기와 공간 가전
스테이션 일체형 로봇청소기는 스팀 기능과 빌트인 설치 아이디어가 결합됐다. ‘보이는 기기’에서 ‘숨기는 가전’으로 전환하려는 니즈는 주거 공간이 복합화될수록 커진다. 공간가전은 결국 설비·배관·수납과 얽혀 작동하기 때문에, 설치성·유지보수 동선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경쟁력이 된다.
두산로보틱스: AI 부문 최고혁신상 의미
두산로보틱스의 ‘스캔앤고’는 AI 부문 최고혁신상과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하고, 물리정보 기반 AI와 3D 비전을 얹어 대형 구조물 표면을 스캔·경로 생성·가공까지 이어간다. 설계도 없이 플러그앤플레이에 가까운 작업 세팅은 현장 투입성을 높인다.
물리정보 기반 AI는 단순 데이터 주도 모델을 넘어, 관절·토크·마찰 같은 물리 파라미터를 학습에 반영한다. 이 방식은 경로 계획의 안전 여유, 공정 품질의 재현성, 0.1mm급 정밀도 확보에 유리하다. 안전등급 PLe, Cat4를 만족하는 것도 산업 현장 채택의 문턱을 낮춘다.
핵심은 “공장에서만 쓰이던 로봇을, 다양한 대면적 구조물로 확장하는 가교”라는 점. 유지보수·검사·경량 가공까지 용도의 스펙트럼이 넓다.
카테고리별 트렌드: TV, 모빌리티, 반도체, 로봇
TV/디스플레이: 투명·무선·게이밍 최적화
거실 TV는 더 얇고, 더 선명하며, 더 조용해졌다. 투명 패널은 ‘가구와 미디어의 경계’를 녹이고, 무선 전송은 배치 자유도를 극대화한다. 게이밍 최적화에서는 VRR/ALLM/저지연 파이프라인, 표적 톤 매핑 같은 미세 조정이 체감 품질을 끌어올린다.
모빌리티/전장: 초슬림 라이팅과 V2X 커뮤니케이션
차량용 초슬림 픽셀 라이팅 모듈은 두께와 무게를 줄여 디자인 자유도를 확보한다. 픽셀 단위 제어는 신호·안내·퍼스널라이제이션을 겸하고, 텍스트·아이콘·애니메이션을 통한 차량-보행자/차량 간 소통(V2X)을 지원한다. 전면 라이트가 단순 조명에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반도체/보안: PQC와 엣지 AI의 결합
양자 이후 암호 체계 전환은 시간 싸움이다. 하드웨어 레벨에서 PQC와 키 보호를 제공하면, TV·차량·로봇·웨어러블까지 서비스 수명 내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메모리/스토리지는 고대역·저전력과 내구성의 균형을 맞추며, 차량·XR·크리에이터 워크플로우를 뒷받침한다.
로봇/산업 AI: 현장형 자동화
정해진 라인에서의 반복 작업을 넘어,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의 ‘상황 적응’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3D 비전, 힘제어, 경로 계획의 통합은 로봇을 작업자 옆으로 끌어오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을 확장한다.
왜 이번 수상이 중요한가: 산업과 소비자 관점
산업 측면에서 수상은 글로벌 유통·통신·플랫폼 파트너와의 협상력에 바로 연결된다. 레퍼런스가 쌓일수록 신제품 론칭의 리스크가 줄고, 생태계 참여자가 빨리 붙는다. 이 점에서 삼성과 LG의 다부문 수상은 카테고리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체감 가치’가 핵심이다. 전선이 사라진 TV, 스스로 환경을 읽는 가전, 보안이 기본값인 플랫폼,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로봇. 사용 전후가 명확히 달라지는 지점에서 혁신은 설득력을 얻는다. 결국 좋은 기술은 손에 닿는 편리함으로 귀결된다.
2026 전시장에서 주목할 체험 포인트
- 투명·무선 TV의 설치 데모: 수 미터 거리 무선 전송의 지연과 화질 열화는 어느 수준인가.
- XR 헤드셋의 멀티모달 입력: 음성·시선·제스처의 조합에서 작업 전환이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 헬스 트래킹 워치: 수면·스트레스·항산화 인덱스 등 신규 바이오 지표의 재현성.
- 양자보안 칩 탑재 기기: 부팅·결제·키 로테이션 시나리오에서의 체감 속도.
- 산업용 AI 로봇: 0.1mm급 가공 데모와 안전 페일세이프 시뮬레이션.
- 차량 픽셀 라이팅: 도심 환경에서의 시인성·눈부심 제어와 V2X 메시지 활용성.
체험의 디테일은 곧 제품의 디테일이다. 라보 데모에서 보이는 작은 끊김, 센서 캘리브레이션 속도 같은 요소가 실제 만족도를 좌우한다.
한국 기업들의 전략 비교와 관전 포인트
삼성: 화면과 칩을 축으로 한 수직 결합
삼성은 대형 화면과 반도체의 동시 진화를 통해 ‘경험–성능’의 양 축을 직접 통제한다. XR·워치까지 포함한 기기 간 인터랙션은 서비스 고착도를 높인다. 차기 포인트는 엣지 AI 모델의 온디바이스 비중 확대와 전력 효율화다.
LG: 공간 경험과 플랫폼 신뢰성
LG는 공간 디자인과 UX 디테일을 제품 중심으로 정교화하고, webOS를 통해 플랫폼 신뢰성을 축적한다. 투명·무선 TV는 B2C를 넘어 B2B 상업 공간에서도 확장성이 크다. 관건은 콘텐츠 파트너십과 설치 생태계의 속도다.
두산로보틱스: 현장 과제에 닿는 AI
두산로보틱스는 솔루션 중심 접근으로 ‘바로 투입 가능한 로봇’을 제시한다. 산업 고객이 원하는 건 데모가 아니라 공정 효율과 품질 수치다. 유지보수·툴체인·작업자 교육까지 패키지화하면 채택 속도가 빨라진다.
기술 디테일: 보안 칩, XR, 픽셀 라이팅
보안 칩
PQC 지원 보안 칩은 인증·암복호화의 계산 부담을 전용 하드웨어로 분산시킨다. TV·모바일·전장의 공통 이슈인 펌웨어 무결성과 키 관리에서 효과가 크다. 장기 지원(LTS)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XR 헤드셋
멀티모달 입력은 ‘낯선 기기’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시선 트래킹·핸드 제스처·음성 제어의 상호 보완은 학습 시간을 줄이고, 작업 몰입도를 높인다. 관건은 배터리와 발열, 그리고 프레임 지연 관리다.
픽셀 라이팅
초슬림 광학 구조와 픽셀 제어는 조형 자유도를 확보하면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신기능을 배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안전 규격과 현지 규제 대응이 상용화 속도를 좌우한다.
마무리: CES가 던진 질문, 그리고 다음
올해 혁신상의 키워드는 결국 ‘보이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다. 선은 사라지고, 설정은 자동화되며, 보안은 기본값이 된다. 하드웨어는 더 얇아지고, 소프트웨어는 더 똑똑해진다. 사용자에게 남는 건 방해받지 않는 경험이다.
삼성과 LG, 두산로보틱스가 보여준 방향은 업계의 바로미터다. 전시는 시작에 불과하다. 출시와 업데이트, 파트너십, 사후지원이 이어질 때 비로소 혁신은 일상이 된다. CES 2026은 그 변곡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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