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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뿌린 귤’ 논란… 교권침해는 인정, 고의성은 없었다는 판단에 현장 반발 커져

2025년 10월 31일 · 77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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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살충제가 묻은 귤을 교사에게 건넨 사건이 알려지며 교육 현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보호위원회가 교권침해는 인정하되 고의성은 없었다고 본 결론이 나오자, 현장에선 재조사와 기준 재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 개요: 무엇이 알려졌나

대구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이 특정 교과를 맡은 교사에게 귤을 건넸고, 이후 그 귤에 살충제가 뿌려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교사는 학생이 준 귤을 별다른 의심 없이 섭취했다가 다른 학생의 전언으로 살충제 사용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심리적 충격으로 공식 휴가를 내며 일정 기간 수업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는 교육활동 침해 사안으로 보고 관련 위원회에 사건을 회부했습니다.

보호위원회는 학생의 행위가 교권을 침해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명백한 가해 목적성’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이 판단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왔고, 교원 단체는 해당 사건의 재조사와 판단 기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 ‘교권침해 인정’과 ‘고의성 부재’ 사이

이번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교권침해는 분명히 발생했는가. 둘째, 행위의 고의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위원회의 결론은 ‘침해는 있었다, 그러나 가해 목적성은 불분명하다’로 요약되는데, 현장에서는 결과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의도’에 대한 판단은 늘 어려운 문제지만, 안전과 생명·신체 보호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결과’가 기준의 중심으로 이동합니다. 실제로 학교 안전 매뉴얼 전반에는 위험 행위에 대한 ‘제로 톨러런스’ 원칙을 강화하는 추세가 이어져 왔습니다. 해당 사건은 그 원칙을 다시 점검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살충제 위해성, 어디까지 위험한가

살충제는 일반적으로 접촉·흡입·섭취 경로를 통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습니다. 제품군에 따라 성분과 농도가 다양한데, 가정용 에어로졸 제품에는 곤충 신경계를 교란하는 물질이 주로 사용됩니다. 문제는 식품에 직접 분사되면 노출 경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피부 접촉, 점막 노출, 소량 섭취 가능성까지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죠.

섭취 시에는 구역감, 구토,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민감군(소아·임산부·호흡기 질환자)에서는 호흡기 자극이나 어지럼 등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 위험 수준은 분사량, 농도, 노출 시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학교 환경에서 식품에 분사된 상황 자체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먹을 수 있는 물건에 유해물질을 고의적으로 접촉시켰는가’라는 행위의 성격이 안전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합니다.

포인트: 정확한 위해도 평가는 전문기관의 분석이 필요하지만, ‘식품+살충제’ 조합은 원천 차단이 원칙입니다. 위험 선을 명확히 긋는 것이 교육 현장 안전문화의 출발점입니다.

현장의 반응: 교사들의 불안과 분노

현장 교사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장난’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교사는 학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상적인 물품을 수수하는 일이 많은데, 그 전제가 흔들리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음식과 관련된 행위는 생명·신체 위험을 동반하므로, 최소한의 경계선을 지키는 문화가 필수입니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단이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학생들에게 “결과가 심각해도 의도를 설명하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교사에게는 “위험 상황에서도 보호받기 어렵다”는 무력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는 교사 이탈과 소진을 부추겨 교육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도와 매뉴얼: 지금 무엇이 부족한가

학교마다 안전 매뉴얼이 존재하지만, 실제 사건 발생 시 적용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지점이 취약합니다.

  • 의도 판단 기준의 모호함: ‘장난’과 ‘위험 행위’의 경계가 모호할 때, 동일 행위에도 처분과 지도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
  • 증거 확보와 절차 관리: 초기 대응에서 물증 보존, 진술 확보, 보건 조치 등 표준 절차가 일관되게 이행되지 않는 문제
  • 피해 교사 보호: 심리적 충격에 대한 상담·치유, 병가·대체수업 지원 등 회복 절차의 체계화 부족
  • 학생 지도 연계: 학교 차원의 교육적지도, 보호자 협력, 지역사회 프로그램 연계를 한 흐름으로 묶는 시스템 미흡

결국 규정은 있는데 ‘현장에서 작동하는가’가 관건입니다. 문서화된 매뉴얼을 실전형으로 재정비하고, 교직원 전체가 동일한 시나리오 훈련을 공유해야 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현실적인 개선안

1) 결과 중심의 안전 기준 명문화

의도 여부와 별개로, 식품에 유해물질을 접촉·분사·혼합하는 행위는 학교 내 ‘중대 위험 행위’로 분류해 명확한 단계별 조치를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위 발생 즉시 보건 조치, 물증 확보, 학내 보고 라인이 작동하도록 표준 양식과 체크리스트를 상시 비치해야 합니다.

2) 초기대응 원포인트 교육

담임·보건교사·생활지도부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10분 내 초기대응 프로토콜을 마련합니다. 예: 노출 차단 → 구강 세척 및 보건실 이동 → 물증 밀봉 보관 → 관리자 보고 → 보호자 통지 → 사건 기록과 상담 연계 순으로 단순화합니다.

3) 회복적 절차와 보호 조치의 병행

엄정한 조치와 별개로, 학생에게는 위해성 교육과 회복적 대화, 보호자 참여형 약속문 등을 통해 재발 확률을 낮춥니다. 피해 교사에게는 심리상담, 의학적 검진, 수업 조정, 동료 교사 지원체계를 묶어 단기간에 회복할 환경을 제공합니다.

4) 교실 문화의 안전선 다시 긋기

‘음식·음료는 개봉 전후 무단 접촉 금지’, ‘실내 스프레이 제품 사용 금지’ 같은 간명한 룰을 학기 초 생활규정으로 안내하고, 평가와 무관하게 전 학급이 주기적으로 상기하도록 합니다. 단순하지만 규범 준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학생 보호와 교사 보호, 균형의 원칙

교실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안전해야 굴러갑니다. 미성년자의 충동적 행동과 발달 특성을 고려하되, 생명·신체 위험을 동반하는 행위에는 ‘예외 없음’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 후의 지도는 회복과 교육의 관점에서 이어가면 됩니다.

균형을 잡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결과의 중대성에 따라 즉각적인 안전 조치를 취하고, 이후 학생에 대해서는 나이·상황·사전지도 이력 등을 반영해 단계적 교육·상담을 설계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와의 협력, 지역 전문기관 연계가 실질적 도움을 줍니다.

유사 사례에서 배운다: 학교의 즉각 대응 체크리스트

교내 위험 행위 발생 시, 다음 순서를 단순 반복 가능한 절차로 만듭니다.

  • 노출 차단: 음식 섭취 중단, 손·입가 세척, 환기
  • 보건 조치: 보건실 이동, 증상 모니터링, 필요 시 외부 의료기관 연계
  • 증거 보존: 음식·용기·분사 제품 밀봉 보관, 사진 기록
  • 보고 체계: 관리자·생활지도부·보건교사 동시 보고
  • 보호자 통지: 사실 관계와 조치 현황을 간단명료하게 안내
  • 문서화: 시간대별 경과, 진술서, 사진 로그 정리
  • 사후 회복: 상담, 학급 안내, 재발 방지 교육, 수업 운영 보완

이 체크리스트는 교실 규모와 학교 여건에 맞춰 수정·보완해 운영하면 좋습니다. 핵심은 ‘누가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일관성입니다.

정리: ‘의도’보다 ‘결과’ 중심의 안전 문화로

이번 ‘살충제 뿌린 귤’ 사건은 교권, 학생 지도, 학교 안전 문화 전반을 다시 묻게 만들었습니다. 교권침해를 인정하면서 고의성은 부정한 판단은, 법적·절차적 판단의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의 신뢰와 안전을 지키려면 결과 중심의 기준과 실제로 작동하는 매뉴얼, 그리고 회복적 지도가 함께 가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을 분명히 긋는 일입니다. 음식에 유해물질을 접촉시키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든 금지, 그리고 발생 시 즉각적이고 일관된 대응. 이 두 가지만 지켜져도 교실은 훨씬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사건을 계기로, 말뿐인 보호가 아닌 ‘작동하는 안전’을 만드는 현장 중심의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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