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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손님은 받지 않는다” 공지로 번진 성수동 카페 논란…자영업 현실과 지역 커뮤니티의 숙제

2025년 10월 28일 · 238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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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몰리는 성수동의 한 카페가 ‘중국 손님 거부’ 문구를 SNS에 올리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구청장은 설득에 나섰고, 온라인에서는 차별이냐 영업자 자유냐를 두고 격론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일을 감정의 프레임이 아닌, 상권의 피로도와 운영 리스크, 지역 이미지 관리라는 현실 문제로 정리해 봅니다.

사건 개요: 무엇이 촉발했나

성수동 일대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동네가 됐습니다. 문제의 카페는 SNS 소개란에 영어로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올렸고, 실제 입장이 거절됐다는 증언이 공개되면서 불이 붙었습니다. 영상 크리에이터의 비판이 확산되며 온라인 여론이 급격히 양분됐고, 자치단체장까지 상황 파악과 설득에 나섰습니다.

카페 측은 “반중 정서가 강해지며 한국 손님들의 분위기가 달라져 영업상 어려움이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즉, 특정 국적 손님 자체가 아닌 매장 분위기 악화를 우려했다는 설명이지만, 메시지 표현 방식이 ‘국적 금지’로 받아들여지며 논란의 초점이 ‘차별’ 문제로 이동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한 업장의 정책이 아니라, 관광객 급증 속에서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운영 리스크와 지역 이미지를 둘러싼 긴장이 한꺼번에 표면화됐다는 점입니다.

논란의 쟁점: 차별 vs. 영업의 자유

온라인 반응은 크게 두 축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국적을 이유로 한 금지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합니다. 다른 한쪽은 “노키즈존처럼 업주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이용자 안전’ 혹은 ‘영업 효율’이라는 명분 아래 다양한 출입 제한 논쟁을 반복해 왔습니다.

다만 이번 사안이 민감한 이유는 표적이 명시적으로 ‘국적’에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국적·인종·민족 등 정체성 범주를 금지 사유로 삼는 표현은 시장의 자유 이전에 사회적 파장을 불러옵니다. 국제 관광도시로 성장하는 서울의 위상, 지역 상권의 브랜드, 나아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체감 경험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쟁점은 “영업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가 아니라, “정당한 매장 질서 유지가 어떻게 표현되고 집행되어야 하는가”로 옮겨가는 게 현실적입니다.

성동구의 대응과 지역 이미지

성동구청은 업장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행정이 영업장 운영에 개입하는 차원의 제재보다 우선, 지역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대화와 조정에 방점을 찍은 겁니다. 성수동은 이미 ‘서울을 대표하는 동네’라는 상징성을 얻었고, 그만큼 말 한 줄·사진 한 장이 도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관광지의 평판은 생각보다 취약합니다. 특정 국적을 겨냥한 문구는 해당 국가 이용자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손님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곤 합니다. 지역 차원에서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업장별 개별 대응을 넘어 공통된 가이드라인과 소통 채널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광 급증이 만든 상권의 피로감

관광객이 늘면 매출도 오르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피로도 역시 커집니다. 대기줄 관리, 단체 입장 시 소음·동선 충돌, 언어 장벽으로 인한 주문 오류, 결제·환불 정책 오해, 촬영 매너 문제 등은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됩니다. 점심·주말 피크타임엔 1분 단위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니, 작은 이슈가 즉시 체감되는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단체관광의 회복도 상권에는 양날의 검입니다. 예고 없는 인파 집중은 회전율과 만족도를 동시에 떨어뜨릴 수 있고, 이미 줄 서 있는 지역 손님들 사이에 “우리 동네가 관광객에게 잠식된다”는 정서를 키우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업주가 ‘명확한 룰’을 갈구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문제는 해법의 방식입니다. 국적을 찍어 말하는 대신, 서비스 운영 관점에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을 세우고, 다국어로 명료하게 공지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운영 리스크 관리: 현실적인 대안

1) ‘행동 기준’ 중심의 하우스 룰

국적·언어·연령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 자리 선점 시간, 음료 1인 1주문, 촬영 가능 구역·시간, 외부 음식 반입 금지, 고성 방가 제한, 대형 삼각대 반입 불가 등. 이런 규칙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고, 직원도 일관되게 안내할 수 있습니다.

2) 다국어 간단 안내와 픽토그램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로 핵심 문장 1~2줄씩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보편 픽토그램으로 보완합니다. 문서량을 늘리기보다, 시선이 머무는 지점(입구·카운터·픽업존)에 짧고 큰 문구를 배치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3) 피크타임 운영 모드

주말·공휴일엔 ‘스피드 모드’를 선언합니다. 메뉴 축소(시그니처 중심), 샷 추가·디카페인 등 변형 옵션 임시 제한, 테이크아웃 권장, 단체는 분산 입장. 이런 정책은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됩니다.

4) 직원 매뉴얼과 한 문장 권한

직원에게는 “죄송하지만 지금은 촬영이 어려워요”, “대기 팀이 많아 이용시간은 60분으로 부탁드려요” 같은 표준 문장을 주고, 응대 단계별로 선택지를 명확히 합니다. 어설픈 현장 임기응변 대신, 누구나 같은 문장으로 같은 원칙을 전달합니다.

5) 결제·환불 정책의 선명화

현금·앱결제·해외 결제수단(예: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지원 여부, 최소 결제금액, 환불 기준을 간단하게 도표화해 두면 오해가 줄어듭니다. 특히 단체 주문 취소 시점과 수수료는 분쟁의 핵심이니 앞에서 명확히 합니다.

6) 대기·줄서기 시스템

줄 관리용 번호표·QR 웨이팅 도입만으로도 현장 소음과 불만이 크게 줄어듭니다. 한 팀 대표자만 입장, 호출 5분 초과 시 다음 팀으로 넘긴다는 룰을 미리 안내합니다.

해외 사례와 우리의 기준

해외에서도 특정 국적·집단을 겨냥한 출입 제한이 논란이 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공통적으로 남는 건 ‘해당 업장’의 문제를 넘어 ‘그 지역 전체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관광지일수록 개별 매장의 메시지가 지역과 도시의 메시지로 확장되곤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준은 간단합니다. 첫째,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칙일 것. 둘째, 정체성(국적·인종 등)이 아니라 행위(소음, 무단 촬영, 질서 위반 등)를 제재 대상으로 삼을 것. 셋째, 규칙은 짧고 명료하며 다국어·픽토그램으로 보강할 것. 이 세 가지가 지켜지면 ‘차별 논란’으로 번질 여지가 줄어듭니다.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공지, 교육, 룰

공지: 부정형 대신 긍정형

“안 됩니다”보다 “이렇게 이용해 주세요”가 반발을 줄입니다. 예: “중국인 손님 금지” 대신 “모든 손님은 1팀 2잔 이상, 60분 이용, 촬영은 좌석에서만” 같은 긍정적 안내가 안전합니다.

교육: 분쟁 상황 스크립트

분쟁은 주말에 집중됩니다. ‘말·표정·몸짓’이 모두 안내의 일부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팀 단위 롤플레잉으로 연습합니다. 다국어 간단 문장 카드도 카운터에 두면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룰: 예외를 시스템으로

유아 동반, 촬영 허가, 단체 예약 등 예외 케이스는 ‘사전 승인’으로만 허용합니다. 현장 임의 판단은 감정 싸움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온라인 사전 양식과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업주와 손님 모두 편해집니다.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 모델

개별 매장이 홀로 감당하기엔 관광지의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 차원의 상생 모델이 필요합니다. 지자체·상인회·주민·플랫폼이 역할을 나누면 실질적 체감 개선이 가능합니다.

  • 공동 하우스 룰 템플릿: 모든 매장에서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다국어 안내 문구·픽토그램 세트 제공
  • 분산 관광 맵: 인기 스폿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동선 분산 지도를 제작·배포
  • 피크 캘린더 공유: 대규모 행사·크루즈 입항·단체관광 시기 정보를 업계에 사전 공유
  • 현장 지원팀: 주말에만 운영되는 ‘질서 도우미’로 줄 관리·민원 중재 지원
  • 다국어 민원창구: 오해가 생겼을 때 즉시 번역·중재가 가능한 온라인 채널

한 줄 팁: 규칙이 통일되면 ‘왜 우리만 그러냐’는 반발이 줄어듭니다. 지역이 함께 하면 설득의 부담도 나눌 수 있습니다.

결론: 금지의 문구 대신 합의의 언어로

성수동 카페의 공지는 분명 과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과밀·소음·언어 장벽·운영 리스크라는 현업의 고민이 있습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지점은 분명합니다. 국적을 겨냥한 금지 문구는 내려놓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행동 기준’을 짧고 선명한 언어로 제시하는 것. 그리고 지역이 함께 표준을 만들어 가는 것.

관광도시는 결국 환대의 기술로 경쟁합니다. 환대는 무제한 수용이 아니라, 모두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을 공유하고 그 규칙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기술입니다. 이번 논란이 ‘차별의 말’이 아니라 ‘합의의 언어’를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부록: 매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10문장

  • 환영합니다. 대기팀이 많아 이용시간은 60분으로 안내드립니다.
  • 1인 1메뉴 주문 원칙을 지켜 주시면 빠르게 모실 수 있어요.
  • 촬영은 좌석에서만, 삼각대·조명은 어렵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 피크타임에는 메뉴가 간소화됩니다. 시그니처를 추천드릴게요.
  • 유모차·대형 캐리어는 입구 보관대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 외부 음식 반입은 불가합니다. 물은 셀프 코너를 이용해 주세요.
  • 단체는 4인 이하로 나눠 입장 부탁드립니다.
  • 분실물 예방을 위해 좌석 이동은 최소화해 주세요.
  • 결제·환불 정책은 카운터 앞 안내문을 확인해 주세요.
  •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직원에게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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