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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 작가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삶을 남기다 인생과 문장이 건넨 위로

2025년 10월 18일 · 98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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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 작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다섯 명에게 생명을 나눴습니다. 그의 책과 삶이 한국 사회의 정신건강 대화에 남긴 발자취를 차분히 돌아봅니다.

짧은 생, 오래 남은 문장

한 권의 책이 시대의 공기를 바꿀 때가 있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그중 하나였습니다. 정신과 상담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이 에세이는 “힘들지만, 그래도 오늘의 작은 기쁨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감정을 담담하게 꺼내 보였고, 수많은 독자가 그 문장에 마음을 기대었습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이어진 우울감과 불안을 숨기지 않았고,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그 정직함이 독자에게는 허락이 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조용히, 그리고 넓게 퍼졌습니다.

장기기증으로 남긴 마지막 선택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발표에 따르면, 그는 뇌사 상태에서 심장, 폐, 간, 그리고 양쪽 신장을 기증했습니다. 다섯 명이 새 삶을 얻었습니다. 말로 전하던 위로를 삶으로 실천한 셈입니다. 남겨진 이들에게 이 사실은 커다란 슬픔 속에서도 단단한 빛으로 남습니다.

유족과 지인들은 그를 ‘세심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어려운 이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던 태도는 그의 글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독자들은 SNS와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장기기증과 정신건강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이 건넨 공감의 언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상징한 것

제목만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전달됩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단한 날에도, 떡볶이 한 접시 같은 소소한 기쁨은 여전히 우리를 붙잡습니다. 그 간극이야말로 인간이 버티는 방식이고, 그 틈 사이가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는 자리일지 모릅니다.

책 속 대화와 기록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대신 솔직합니다. “이 감정이 틀린 건가요?”라는 질문 끝에 “틀리지 않았다”는 답을 내어놓는 태도. 바로 그 태도가 독자들을 살렸습니다.

정신건강 담론의 문턱을 낮추다

이 책 이후 한국 사회에서 우울, 불안, 공황 같은 단어들이 일상 언어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진단명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게 하는 시선이 조금씩 자리 잡은 것입니다. 상담의 경험을 기록하고, 도움을 구하는 과정을 공개하는 일은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일 수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건너간 용기가 더 많은 고백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창작의 궤적과 확장

그는 첫 책 이후에도 관계, 사랑, 회복을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제목을 나열해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 전반에 흐르는 질문은 일관됐습니다. “나와 타인을 함께 지키는 방식은 무엇일까?” 그의 문장은 대답보다는 질문의 자리를 넓혔고, 독자 각자의 속도로 사유하도록 남겨졌습니다.

에세이를 읽고 상담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오랫동안 미뤄둔 약물치료를 결심했다는 고백, 가까운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후기들이 이어졌습니다. 책은 한 사람의 기록을 넘어서 타인의 회복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숫자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그의 삶과 죽음을 두고 여러 해석과 추정이 뒤섞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기록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숫자의 상징이나 자극적 서사가 아니라, 한 사람이 선택하고 실천한 사랑입니다. 장기기증의 소식은 간단한 사실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가족의 용기와 의료진의 세심한 과정, 그리고 생명을 이어받은 이들의 새로운 시간이 있습니다.

정신건강은 개인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지지, 사회적 이해가 함께 필요한 영역입니다. 판단보다 경청이, 조언보다 연결이 먼저일 때가 많습니다.

독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1. 자신의 신호에 귀 기울이기

잠이 오지 않거나 사소한 일에도 쉽게 무력해진다면, 그것은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루의 루틴을 조정하고, 가까운 상담센터나 전문의에게 문을 두드려 보세요. 기록하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의 컨디션, 마음을 흔든 순간을 적어두면 내 상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주변의 누군가에게 먼저 안부 묻기

정신건강의 회복은 개인의 싸움 같지만, 사실은 관계 안에서 더 잘 일어납니다. “요즘 잘 지내?”라는 가벼운 안부에도 사람은 버틸 힘을 얻습니다. 조언을 급히 내놓기보다, 있는 그대로 들으려는 태도가 큰 지지입니다.

3. 장기기증에 대해 알아보기

고인의 선택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은 명확합니다. 내가 떠난 뒤에도 누군가의 삶을 밝혀줄 수 있을까. 각 기관과 절차, 등록 방법을 차분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선택은 언제나 자발적이어야 하며, 가족과의 충분한 대화를 권합니다.

문장으로 연결된 공동체

그의 책은 수십만 명의 서가에 꽂혀 있고, 그 속 문장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밤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그 하루가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우리가 문장을 읽는 이유는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외로워지기 위해서인지도 모릅니다.

독서 모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책의 문장을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그는 그렇게 우리에게 ‘함께 읽는 방법’을 남겼습니다.

사실과 추측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단순합니다.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으로 다섯 명이 새 삶을 얻었다는 것. 경위나 세부 사인에 대한 섣부른 단정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애도의 방식은 조용할수록, 그리고 정확할수록 오래 갑니다.

우리는 조용히 책장을 넘기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보탬으로써 기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애도는 행동으로 완성됩니다.

그가 남긴 것들에 관하여

문장

삶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 문장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허락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허락이야말로 많은 이들을 살렸습니다.

태도

감정에 정직하고, 타인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 그것이 시대의 공기를 바꿨습니다.

선택

마지막까지 타인을 향한 선택. 누군가의 숨, 맥박, 일상, 웃음을 되돌려준 결정. 그 선택은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기억을 이어가는 방법 5가지

  • 그의 책을 다시 펼치고, 마음에 남는 문장을 한 줄 적어본다.
  • 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10분만 온전히 귀 기울인다.
  •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상담 자원을 미리 저장해 둔다.
  • 장기기증 제도와 등록 절차를 차분히 읽고 가족과 대화를 시작한다.
  • 나의 하루에서 작은 기쁨 하나를 기록한다. 커피 한 잔, 볕 한 줌, 짧은 산책이면 충분하다.

마무리하는 마음

우리는 종종 큰 목소리로 위로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마음을 구하는 건 작고 정확한 문장일 때가 많습니다. 그의 책은 그렇게 세상을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그 위로를 생명으로 확장했습니다.

부디 고인의 평안을 빕니다. 남겨진 우리에게는 서로를 조금 더 살피고, 내 마음을 조금 더 돌보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오늘의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일. 그가 남긴 문장이 가리키던 방향은 결국 거기에 있었습니다.

참고: 본 글은 공개된 보도와 기관 발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고인의 사생활과 유가족을 배려해 확인되지 않은 추정과 과장된 해석을 지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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