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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호놀드, 91분 만에 ‘타이베이 101’ 맨몸 등반…가장 높은 빌딩 프리 솔로 기록

2026년 01월 26일 · 45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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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m, 대만의 상징 타이베이 101 외벽을 로프 없이 오른 하루. 호놀드는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셀카로 순간을 남겼고, 세계는 다시 한 번 그의 침착함을 확인했습니다.

도전의 하루: 91분이 만든 새 기록

이날 오전, 호놀드는 반팔 상의와 긴 바지 차림에 허리에는 작은 초크백 하나만을 찼습니다. 안전장비는 없었습니다. 출발 후 91분, 그는 508m 꼭대기에 올랐고, 옥상 첨탑 부근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습니다. 절차도 과장도 없는 그간의 그의 스타일 그대로였죠.

이번 등반은 “인류가 맨손으로 정복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기록으로 요약됩니다. 이미 자연 암벽에서 최상위 난이도를 수차례 증명한 그였지만, 매끈한 유리와 금속 위를 로프 없이 오른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였습니다.

현장은 잔잔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건물 내부의 관람객들도 창에 바짝 붙어 작은 점처럼 보이는 그의 동작을 따라갔습니다. 완등 직후, 그는 “위에는 바람이 강했고, 솔직히 조금 지쳤다”고 말했습니다. 담백하게, 그러나 완곡하지 않게.

타이베이 101, 구조가 만든 난이도

타이베이 101은 대나무를 형상화한 기본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8층마다 마디처럼 돌출된 발코니가 있고, 각 마디 사이가 완전히 수직이 아니라 바깥으로 10~15도 가량 벌어지는 구간이 등장합니다. 이 미세한 기울기가 실전에서는 부담을 크게 키웁니다. 몸의 중심이 바깥으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또 하나의 변수는 표면 질감입니다. 자연 암벽과 달리, 이 빌딩 외벽은 매끄러운 유리 패널과 금속 프레임이 수직으로 뻗어 있습니다. 마찰에 거의 의존할 수 없고, 미세한 홈과 프레임의 간격을 발가락과 손가락 끝으로 읽어내야 합니다. 날씨에 따른 표면 온도와 결로 상태도 결정적이죠.

결국 이 빌딩의 난이도는 “기술+마찰 감각+정신력”의 총합으로 설명됩니다. 짧은 충동으로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과제입니다.

프리 솔로의 본질: 침착함과 루틴

호놀드가 여러 차례 강조해온 핵심은 ‘침착함’입니다. 그는 클라이밍을 “정확한 동작의 연속”으로 봅니다. 특히 프리 솔로에서는 매 동작이 하나의 결론이 되죠. 이번에도 그는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건 침착함을 유지하는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침착함은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 손을 얹는 위치, 체중을 어디에 실을지, 다음 동작에 들어가기 전 호흡을 어떻게 정리할지까지 미리 정해 둡니다. 실제로 그는 동작 시퀀스를 통째로 암기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도시 빌딩은 변수가 많습니다. 바람, 일사, 관중 소리, 심지어 창문 뒤에서 누군가의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까지. 이런 외부 자극 안에서 루틴을 지켜내는 게 이번 도전의 포인트였습니다.

생중계 논란과 10초 지연의 이유

이번 등반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사실상 실시간으로 전달됐습니다. 다만 혹시 모를 사고 상황을 고려해 화면은 약 10초 지연된 상태로 송출됐다고 합니다. 이는 비상 상황 시 즉각적인 화면 전환 및 돌발 노출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됩니다.

생중계를 두고 “위험을 콘텐츠로 소비한다”는 비판과 “기록적 순간을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긍정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분명한 건, 관중과 생중계의 압박이 클라이머의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주변의 모든 사람 때문에 긴장감이 커졌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완등 후 “이게 내가 이걸 하는 이유지”라고 덧붙였습니다. 두 감정이 동시에 존재했던 셈입니다.

사전 준비와 리허설: ‘즉흥’은 없었다

프리 솔로는 즉흥이 아닙니다. 그는 사전에 안전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빌딩 일부 구간을 점검하며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표면의 감촉, 프레임 간격, 발 디딤의 마찰, 바람이 틀리는 지점, 손의 습기 변화를 체감해야만 당일 동작의 오류를 줄일 수 있죠.

등반 전날과 당일 새벽,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고, 직사광선이 닿는 면과 그늘 면의 표면 온도 차이를 비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초크 사용도 단순히 미끄럼 방지의 수준을 넘어, 특정 구간에서 어느 정도의 땀 흡수와 마찰 확보가 필요한지 세밀히 조절하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이런 준비가 있었기에, 실제 오르는 동안 그는 주저 없이 다음 지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과감해 보이는 순간조차,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수차례 반복된 ‘예상된 동작’이었을 겁니다.

알랭 로베르와의 비교: 같은 정상, 다른 방식

타이베이 101은 이번이 처음 오른 빌딩이 아닙니다. 2004년,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는 알랭 로베르가 개장 행사에서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악천후로 인해 로프를 활용했고 약 4시간이 걸렸습니다.

호놀드는 로프를 사용하지 않았고, 91분 만에 올랐습니다. 방식이 다르면 철학도 달라집니다. 로베르의 시도는 ‘완등’의 서사에 의미가 있었다면, 호놀드는 ‘프리 솔로’ 자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맨몸으로 빌딩을 오른다는 개념을 현실로 끌어올리며, 건축물 등반의 또 다른 기준선을 그었습니다.

현장에서 들려온 목소리와 반응

현장에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특히 마디가 바깥으로 벌어지는 구간에서 몸 중심이 외부로 당겨질 때, 관중의 탄성은 더 커졌습니다. 건물 내부의 직원들과 방문객들도 창가에 줄지어 서서 스마트폰을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손에 땀을 쥔 채 몇 분 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완등 직후, 대만 총통의 축하 메시지가 전해졌고, 현지 커뮤니티에는 “도시를 새로운 각도에서 보여준 장면”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반면 “위험의 생중계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비판도 함께 달렸습니다. 찬반을 떠나, 모두가 이 사건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클라이밍 관점에서 본 키 포인트

1) 접촉면 읽기

유리와 금속이 많은 외벽에서는 발끝의 정밀함이 결정적입니다. 발을 ‘올리는’ 게 아니라 ‘걸치는’ 감각에 가깝고, 미세한 기울기를 먼저 발이 감지합니다. 이때 중심은 골반에서 곧게 올라와야 손의 부담이 줄어들죠.

2) 그립 선택

자연 암벽에서는 크림프, 핀치, 가스턴 등 다양한 그립이 등장하지만, 빌딩 외벽은 반복적인 구조물의 조합입니다. 단조로울수록 지구력이 더 필요하고, 그립 체인지의 리듬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3) 바람과 체열 관리

상부로 갈수록 풍속이 커집니다. 손의 온도가 떨어지면 촉감이 둔해지고, 과열되면 땀이 늘어 미끄러움을 유발합니다. 초크 사용은 많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적재적소, 그리고 짧게. 이 기본이 지켜졌습니다.

도시와 클라이머가 만날 때: 안전과 윤리

초고층 빌딩에서의 프리 솔로는 현실적으로 많은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현장 통제, 응급 대응 체계, 관중 밀집 관리, 교통과 소방의 협조까지. 이번에 생중계가 더해지면서 시스템 설계는 더 입체적이었을 겁니다.

윤리적 논쟁은 남습니다. 위험을 콘텐츠로 유통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은 앞으로도 반복될 겁니다. 다만 성숙한 준비와 투명한 정보 제공, 그리고 과도한 영웅화의 절제는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으로 보입니다. 기록은 한 사람의 것이지만, 안전은 모두의 과제이니까요.

타이베이 101이 가진 상징성의 확장

타이베이 101은 2004년 완공 당시 세계 최고층이었습니다. 지금은 순위가 내려갔지만, 도시는 여전히 이 빌딩을 상징으로 삼습니다. 이번 등반은 이 상징을 다른 방식으로 확장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던 도시가, 거꾸로 도시가 올려다보는 사람 한 명의 선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장 높은 빌딩 프리 솔로’라는 표현은 기술적 사실인 동시에 도시 문화의 문장입니다. 외벽의 라인을 눈으로 읽던 시간이, 도시의 기억으로 저장되었습니다. 한 도시가 사람 한 명의 집중력에 조용히 숨을 맞춘 날이었죠.

등반 당일의 디테일: 날씨, 장비, 컨디션

장비는 단출했습니다. 초크백, 클라이밍 슈즈, 그리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얇은 상의와 긴 바지. 도심 바람이 몰아칠 상부 구간을 감안하면, 피부 노출을 줄이는 선택은 합리적이었습니다. 신발은 마찰력과 엣징 성능의 균형이 관건입니다. 얇은 고무 창이 프레임 엣지에 설 때, 발등과 종아리의 긴장으로 중심을 잠깐 묶는 장면이 여러 차례 보였습니다.

날씨는 변수였습니다. 상부에서는 바람이 강했고, 그 영향으로 손의 체감 온도는 더 낮아졌을 겁니다. 그는 중간중간 짧게 손을 털며 감각을 되찾는 루틴을 보여줬습니다. 컨디션은 안정적이었고, 페이스는 초반부터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91분이라는 시간은 무리하지 않고도 밀어붙인 촘촘한 리듬의 결과입니다.

숫자로 보는 이번 등반

높이: 508m. 지상 101층과 지하 5층을 가진 대만의 대표적 랜드마크. 세계 초고층 순위에서는 이제 11위권이지만, 도시의 아이덴티티로서 영향력은 여전합니다.

시간: 91분. 도시 빌딩 외벽 프리 솔로로는 이례적으로 빠른 기록입니다. 단순 속도가 아니라, 구간 전환에서의 주저 없음이 만든 시간입니다.

구조적 포인트: 8층마다 반복되는 마디, 10~15도의 바깥 기울기, 유리·금속의 혼합 표면. 이 3가지가 난이도를 규정했습니다.

호놀드가 남긴 말, 그리고 우리가 읽은 메시지

그는 완등 후 “타이베이를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었다”고 했습니다. 짧지만 많은 것이 담긴 말입니다. 기록과 장면, 도시와 사람, 리스크와 준비, 그리고 자신이 왜 움직이는지에 대한 이유. 프리 솔로가 늘 영웅적이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투명함과 절제의 미학으로 기억됩니다.

보상 여부에 대해선 “도전 자체가 중요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남겼습니다. 출연료의 크기보다 허가와 준비, 그리고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이 우선이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스스로의 기준을 지켰고, 우리는 그 기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켜봤습니다.

마무리: 기록을 넘어, 기억에 남는 장면

마지막 구간, 바람이 강해지는 지점에서 그는 어깨를 살짝 말아 넣고 중심을 재정렬했습니다. 그 작은 동작 하나에 수년의 경험과 훈련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정상에서의 셀카는 값싼 제스처가 아니었습니다. 긴장을 풀고, 하루의 결론을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일종의 의식이었겠죠.

이날의 등반은 도시의 외벽을 하나의 긴 루트로 전환하는 과감한 해석이었습니다. 기록은 수치로 남겠지만, 장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더 오래 버틸 겁니다. 타이베이 101의 유리와 금속이 빛나던 그 아침, 한 사람의 침착함이 도시의 시간을 천천히 올려 세웠습니다.

메모: 프리 솔로는 어디까지나 전문 장비와 오랜 훈련을 전제로 한 극한의 영역입니다. 이번 사례는 철저한 준비와 현장 통제 속에서 이뤄진 예외적인 도전이었음을 분명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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