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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나면’ 종로 중식당 화제… 3시간 영업 노포, 짜장·짬뽕으로 입증한 기본기

2025년 12월 18일 · 5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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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열고, 꾸준히 쌓았다. 예능 ‘틈만나면’에 소개된 종로의 한 중식당이 3시간 영업 원칙과 담백한 맛으로 또 한 번 입소문을 탔다. 웨이팅을 감수해도 ‘기본이 맛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를 현장 분위기와 메뉴로 정리했다.

방송 후 다시 주목받은 이유

시즌4로 돌아온 ‘틈만나면’은 초반부터 가볍지 않은 동선과 생활 밀착형 미션으로 속도를 냈다. 그 과정에서 종로의 한 중식당이 등장했고, ‘짧은 시간에 제대로 먹고 가는 집’이라는 포인트가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됐다. 단순한 방송 노출을 넘어, 출연진이 웨이팅을 감수하는 장면까지 담기며 현장감이 더해졌다.

핵심은 간단하다. 메뉴는 익숙하지만 맛의 방향은 분명하고, 영업시간은 짧지만 준비는 길다. 이런 대비가 ‘틈’이라는 프로그램 콘셉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잠깐의 점심시간을 후회 없이 쓰게 해주는 집”이라는 메시지가 확실해졌다.

3시간 영업의 철학

오전 문을 열고 이른 오후에 닫는 구조는 요즘에도 드물다. 재료가 소진되면 더 일찍 마감한다는 원칙은 손님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으나, 동시에 ‘가장 좋은 상태로 내어놓겠다’는 약속처럼 작동한다. 준비량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적정선을 지키며 신선도를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둔 판단이다.

짧은 영업은 늘 일정한 리듬을 만든다. 조리 동선이 단순해지고, 맛의 편차가 줄어든다. 손님은 기다리지만, 음식은 기다리지 않는다. 이 집이 입소문에 비해 과장된 메뉴를 늘리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노포 감성, 공간이 주는 신뢰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눈에 파악되는 구조다. 번쩍이는 인테리어나 과한 소품 대신 오래 쓴 테이블과 의자가 제자리를 지킨다. 벽면에는 시간이 남긴 흔적이 곳곳에 보이지만, 어수선하지 않다. 화려함을 줄인 대신 조리와 서빙의 속도가 또렷해졌다.

이런 공간에서는 자연스레 음식의 디테일에 시선이 모인다. 조리음의 박자, 면 데치는 시간, 그릇이 상에 닿는 소리 같은 요소가 맛의 기대감을 만들어낸다. 결국 노포의 분위기는 ‘익숙함’이 아니라 ‘쌓인 루틴’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짜장면: 단맛 줄이고 밸런스 높이다

이 집의 짜장면은 한입에 강한 타격을 주기보다 끝맛의 균형을 노린다. 면은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중간 굵기라 소스가 과하게 흡수되지 않고 표면에 고르게 입힌다. 젓가락을 들어 한 바퀴 비비면 윤기가 돌지만 기름짐이 과하지 않다.

소스는 잘게 다진 고명이 촘촘하게 섞여 있는 스타일. 지나치게 달지 않고, 짠맛과 감칠맛을 길게 끌고 간다. 특징적인 향신료를 앞세우지 않아 텍스처가 더 잘 느껴진다. 기본에 충실한 짜장면이 왜 오래 사랑받는지, 그 답을 친절하게 보여준다.

짬뽕·짬뽕밥: 개운함이 남는 국물

국물 색은 맑은 편에 가깝다. 첫 숟가락에 다가오는 건 매운맛보다 시원함. 해산물과 채소에서 우러난 깔끔한 향이 나고, 후반부로 갈수록 기름짐이 반감되면서 재료의 단맛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혀에 오래 남는 자극이 적어 식후 부담감이 덜하다.

짬뽕밥은 같은 베이스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단 점에서 뚝 떨어지는 한 끼의 완성도를 준다. 미리 간이 과해지지 않게 잡아두어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무겁지 않다. “점심시간에 먹고 바로 움직이기 좋은” 메뉴라는 평가가 괜한 말이 아니다.

볶음탕수육과 군만두, 곁들임의 힘

볶음탕수육은 두꺼운 튀김옷 대신 고기의 결을 살리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소스 점도는 낮고 달착지근함이 과하지 않아, 씹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고기의 향과 육즙이다. 소스에 잠기지 않도록 빠르게 버무려내 식감이 오래 살아 있다.

군만두는 얇은 피가 아니라 한입에 존재감이 있는 타입. 겉면이 거칠게 구워져 소스 없이도 고소함이 남는다. 짜장이나 짬뽕과 곁들이면 밸런스가 맞고, 단독으로 먹어도 간이 충분하다. 곁들임 메뉴에서 느껴지는 ‘성실함’이 메인을 더 믿게 한다.

웨이팅을 부르는 디테일

가장 먼저 품절되는 메뉴가 정해져 있다는 건, 주방에서 품질과 속도를 관리하는 기준이 명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기 메뉴는 빠르게 동난다. 손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이 선 긋기가 전체 맛의 균형을 지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웨이팅은 필수에 가깝다. 그러나 회전율이 나쁘지 않다. 좌석 간 동선이 깔끔하고, 주문이 모이면 주방의 불이 일정한 템포로 움직인다. 줄 서는 시간을 아깝지 않게 만드는 건 결국 맛이지만, 그 뒤에는 반복된 시스템이 있다.

가격·주문 팁과 방문 체크리스트

가격대는 최근 시세를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짜장과 짬뽕이 부담을 낮추고, 곁들임 메뉴로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구성이 실속형이다. 특히 점심 치열한 시간대에는 1인 1메뉴에 곁들임 1가지를 더하는 조합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 오픈 시간에 맞춰 가거나, 마감 1시간 전엔 인기 메뉴 품절 가능성을 고려
  • 현금/카드 결제 가능 여부 사전 확인
  • 단체 방문 시 메뉴 통일로 조리 속도 맞추면 회전이 빨라짐
  • 매운맛 강도가 낮아 가족 동반에도 무난

여기에 덧붙이면, 짜장과 짬뽕을 함께 주문해 소스와 국물을 번갈아 맛보는 방식이 만족도가 높았다. 기름짐과 시원함이 서로를 보완한다.

‘틈’이 만든 지역의 활기

방송의 힘은 분명하지만, 오래가는 힘은 결국 집 자체의 리듬에서 나온다. 종로라는 동네 특유의 시간성이 가게의 페이스와 잘 맞는 것도 장점이다. 근처 직장인, 시장 손님, 관광객이 한 줄로 서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이곳을 둘러싼 얘기는 대개 비슷한 결론에 닿는다. ‘화려하지 않지만, 매일 일정하게 맛있다.’ 화제성이 사라져도 다시 발걸음이 이어질 집은 이런 문장으로 설명되는 법이다.

마무리 한 줄 평

짧은 영업, 담백한 맛, 반복된 루틴. 세 가지가 맞물리면 점심 한 끼가 ‘틈’이 아니라 ‘기대’가 된다. 기다림이 길어도 다시 찾게 만드는 중식당의 조건을 이 집이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덧: 개인적인 추천 코스

첫 방문이라면 짜장 + 군만두로 가볍게 시작하고, 다음에는 짬뽕 또는 짬뽕밥으로 넘어가 보자. 자극을 줄이는 대신 깊이를 올린 국물의 힘이 확실히 느껴진다. 둘이 간다면 볶음탕수육을 반 접시 느낌으로 곁들이면 밸런스가 정리된다.

한 끗 차이를 만드는 선택

기본기는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면 삶는 시간, 소스 점도, 기름 온도 같은 요소를 손님은 직접 확인할 수 없지만, 입은 기억한다. 그래서 이 집의 선택—메뉴 수를 줄이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다. ‘틈만나면’이 보여준 짧은 장면이 길게 남는 이유도 결국 그 한 끗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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