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포르노 대사·신음…교실 붕괴 논란, 무엇이 해법인가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최근 일부 초등 교실에서 수업 중 성적 비속어를 큰소리로 외치거나, 신음을 흉내 내며 수업을 방해한다는 교사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발성 장난이 아니라 반복되고, 교사의 제지에도 불응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감정적인 대치가 길어질수록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크게 침해되고, 수업 분위기는 빠르게 무너집니다.
현장의 증언을 종합하면 양상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교사가 설명을 시작하면 특정 학생들이 특정 영상물에서 들은 표현을 따라 하거나, 수업과 무관한 도발적 질문을 던지며 웃음을 유도합니다. 주변 학생 일부가 호응하면서 교실은 금세 소음으로 가득 차고, 진도는 멈춥니다. 담임·전담 여부와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점도 교사들의 공통된 관찰입니다.
문제는 제지 이후입니다. 꾸중이 시작되면 학생이 ‘억울함’을 앞세우거나, 교사를 향한 과격한 말을 던지며 상황을 더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교사는 목격자 확보, 기록, 보호자 연락 등 절차를 떠올리지만, 동시에 추가 분란과 법적 갈등을 우려해 즉각적인 개입에 주저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늘었을까
디지털 환경의 조기 노출
초등 연령대도 스마트폰과 짧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쉽게 닿습니다. 알고리즘은 강한 반응을 끌어내는 표현을 상위에 노출시키고, 아이들은 “웃긴 밈” 정도로 소비하며 따라 하게 됩니다. 의미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반복하는 모방이 언젠가 습관이 되고, 학교라는 공적 공간에서도 경계가 흐려집니다.
집단 속 ‘몰카 취향’형 장난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스갯소리와 몸개그가 집단에서 보상받는 장면이 증가합니다. 특정 코드의 말장난은 ‘친밀감의 신호’로 작동하여, 누군가 선을 넘으면 다른 학생이 더 세게 반응합니다. 교실은 순간적으로 ‘무대’가 되고, 장난은 더 빠르게 과격해집니다.
책임 회피의 언어
규범 위반이 지적되면 일부 학생은 “나는 의미를 몰랐다”, “그냥 숫자였다” 같은 말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또래에게서 배운 방어적 화법이 실제로 징계를 늦추기도 하니, 다음 시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집니다.
법·제도 체크포인트
학교 현장은 학생 인권 보장과 교권 보호라는 두 축으로 움직입니다. 생활지도는 명확한 절차와 기록에 기반해야 하며, 정당한 지도가 사후 분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객관적 근거를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요점은 ‘무엇을 했고 왜 했는지’를 시간 순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학교 규정과 단계적 지도
- 생활규정과 학급 운영 규칙: 수업 방해, 성적 비속어 사용, 타인 모욕 등에 대한 금지와 조치 단계를 문서로 명시합니다.
- 사안 구분: 최초 경미 사안은 즉시 중단 조치 및 교육적 대화, 반복·지속 사안은 학년부·학생생활위원회 등 공식 절차로 이관합니다.
- 기록 원칙: 날짜·시간·장소·발언·교사의 지시·학생 반응·후속 조치를 간결히 남깁니다.
분쟁 예방을 위한 소통
보호자 통화·면담은 감정 설명보다 사실 나열이 우선입니다. “오늘 수업 중 X회 반복된 Y 발언으로 수업이 Z분 중단되었습니다. 즉시 중단 지시 후 자리 이동과 설명 교육을 실시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정에서도 지도 부탁드립니다.”와 같이 간단·명료·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입니다.
학교에서의 즉각 대응 절차
수업 중 즉시 조치
- 신호 주기: ‘정지’ 키워드나 벨 소리 등 사전 합의된 교실 신호로 즉각 중단을 요청합니다.
- 자리 분리: 방해가 계속되면 특정 좌석으로 이동시키거나 교실 밖 대기 구역(가시권 내)에서 감정 가라앉히기 시간을 갖습니다.
- 피해 예방: 다른 학생의 웃음 반응을 끊기 위해 ‘무반응 규칙’을 미리 합의해둡니다. 장난이 보상을 받지 못하면 동력이 줄어듭니다.
수업 후 절차
- 사실 기록: 교사가 본 내용만 객관적으로 기재합니다. 추정·평가 표현은 피합니다.
- 학년·생활부 협의: 재발 시 조치 수위(학급 내 지도→학년 지도→학교 단위 위원회)를 단계적으로 상향합니다.
- 보호자 통지: 위 내용과 함께 공동의 재발 방지 계획(가정 내 미디어 사용 규칙, 학교 내 약속)을 제안합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가정은 아이가 처음 만나는 생활 규칙의 공간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무엇을 볼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얼마나’의 4가지를 명확히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 가능한 기본 원칙
- 시간: 평일 사용 총량과 취침 전 사용 금지 시간대를 정합니다.
- 공간: 공용 공간에서만 시청, 이어폰 사용 시 볼륨 제한 등 가시성을 확보합니다.
- 콘텐츠: 연령 등급과 신고 기능을 알려주고, 의심스러운 영상은 캡처·공유 후 부모와 상의하도록 합니다.
- 대화: 특정 단어가 왜 부적절한지, 타인의 기분과 학습권이 왜 중요한지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모르면 물어보자”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아이가 난감한 표현을 접했을 때 혼나지 않고 질문할 수 있어야, 비밀스러운 모방이 줄어듭니다.
학급 문화 회복 전략
규칙은 적고 분명하게
규칙은 3~5개로 압축해 글자와 그림으로 시각화합니다. “말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기”, “웃음이 아닌 배려로 인기 얻기”와 같은 긍정 문장으로 표현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강화는 공개적으로, 지적은 조용하게
원하는 행동이 나타났을 때는 즉시 칭찬하고, 규범 위반 지적은 최대한 조용하고 짧게 합니다. 공개 망신은 반발심만 키우고, 잦은 설교는 메시지를 희석시킵니다.
참여형 약속 만들기
- 학생 참여 워크숍: ‘교실을 더 편안하게 만드는 말’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으로 모읍니다.
- 비폭력 의사소통 연습: “나는 ~해서 ~했다”의 I-메시지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또래 중재자 제도: 갈등이 커지기 전 조정하는 친구 역할을 운영합니다.
지역사회와 플랫폼의 역할
학교와 가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 아동·청소년 기관의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면 안정적인 반복 학습이 가능합니다. 또,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아동 노출 가능성이 높은 자극적 표현에 대한 강력한 추천 차단과 신고 후 처리 속도가 요구됩니다.
현실적인 연계 방법
- 지자체 교육 프로그램: 방과후·도서관 특강에서 디지털 시민성, 언어의 영향, 온라인 공감 훈련을 다룹니다.
- 상담 네트워크: 학교 전문상담(교)사, 지역 상담기관과의 핫라인으로 조기 개입을 체계화합니다.
- 플랫폼 신고 루틴: 학부모·학생에게 신고 절차를 안내하고, 교실에서 문제 장면이 공유되지 않도록 대응법을 지도합니다.
마무리: 균형의 기술
사건의 표면만 보면 ‘버릇없는 아이들’로 단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집단 심리, 불명확한 경계, 그리고 어른들의 주저함이 겹치며 발생하는 복합 문제라는 점을 잊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명료한 규칙, 일관된 절차, 기록과 소통, 그리고 아이가 배울 기회를 주는 교육적 개입이 함께 가야 합니다.
교실은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공간입니다. 수업을 지켜내는 일은 교사만의 싸움이 아니라,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한 팀으로 움직일 때 가능한 장기전입니다. 오늘 교실에서의 한 번의 정중한 중단, 한 줄의 기록, 한 통의 차분한 통화가 내일의 평온한 수업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