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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섬이? 모리셔스·레위니옹, 일곱 빛깔 낙원에서 만난 역사와 자연

2025년 10월 27일 · 68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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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낙원이라 불리는 모리셔스와 화산의 드라마가 살아 있는 레위니옹. 항구 도시의 리듬, 일곱 빛깔 대지, 자유의 상징 르몬, 그리고 구름 위 협곡까지—두 섬을 관통하는 핵심 동선을 새롭게 정리했습니다.

모리셔스·레위니옹을 한 장으로 요약

인도양 남서부, 마다가스카르 동쪽 바다 위에 서로 닮았으면서도 기질이 다른 두 섬이 있다. 모리셔스는 산호초가 감싼 잔잔한 라군과 다민족 문화가 만든 유연한 리듬이 매력이고, 레위니옹은 활화산이 깎아낸 협곡과 하늘 가까운 트레일이 섬의 성격을 규정한다. 같은 바다를 보지만, 모리셔스는 낮의 파스텔, 레위니옹은 새벽의 콘트라스트다.

참고: 두 섬은 비행기로 약 45분 내외 연결(편수 기준). 도시-휴양-트레킹을 모두 담으려면 최소 6~8일이 안정적이다.

포트루이스: 벽화 거리에서 읽는 다민족의 얼굴

여행의 첫 페이지를 포트루이스에 연다면, 항만의 짠 공기에 골목의 색이 먼저 인사한다. 벽화 거리는 이 섬에 뿌리내린 아프리카·인도·중국·유럽의 흔적을 한 화면에 겹쳐 보여준다. 과장된 과거 미화 대신, 노동과 교역, 이주와 혼종의 시간이 색과 형태로 서 있다.

애들레이드 요새의 시선

해발 약 100m의 애들레이드 요새는 항만과 도심을 한눈에 담는 포인트다. 방어 거점이었던 공간은 지금, 겹겹의 역사와 오늘의 출입국선이 겹쳐지는 풍경이 된다. 오전 햇살이 건너올 때가 색이 가장 선명하다.

시장 산책과 로컬 미식: 알루다부터 달푸리까지

포트루이스 중앙시장은 모리셔스의 미각 지도다. 파파야와 리치, 고수 향이 뒤섞인 골목을 지나면, 잔 위로 우유와 젤리가 층을 이룬 알루다가 먼저 손짓한다.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다. 오래 걸은 뒤 한 잔이면 더위가 얌전히 가라앉는다.

길모퉁이에서 만나는 달푸리는 얇은 차파티 같은 빵 위에 렌틸콩을 넉넉히 펴 바르고, 차트니를 더해 돌돌 만다. 서서 먹어도 좋고, 바다로 가며 배낭에 하나쯤 넣어도 좋다. 이 섬의 리듬은 이렇게 손에 잡히는 간식에서 완성된다.

르몬 문화 경관: 바람이 기억하는 자유의 지형

르몬 브라반 산이 바다로 내리는 지점은 모리셔스 현대사의 윤곽을 만든 장소다. 노예 도망자들의 피난처였던 이 바위산과 그 주변 경관은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눈앞의 바다는 에메랄드인데, 발 아래의 이야기는 무겁다. 풍경을 소비하기 전에, 잠깐의 침묵이 필요한 곳이다.

여행 팁
이른 오전 또는 늦은 오후에 방문하면 빛 번짐이 적고, 바람이 덜 거세다. 해변 산책로에서 정보판을 차근히 읽으며 걷는 루트가 좋다.

바다의 하루: 수중 폭포 착시, 타마린, 크리스털 바위

바다에 생긴 ‘그림’ 한 장, 수중 폭포 착시

르몬 앞바다에서는 ‘수중 폭포’라 불리는 착시 현상이 항공이나 드론 시야에서 또렷하다. 해저 지형과 모래의 낙하 흐름이 만들어낸 명암이 폭포를 닮은 형태를 연출한다. 실제 폭포는 아니지만, 바다의 색층이 얼마나 복잡한지 깨닫게 한다.

타마린의 호흡과 베네티에섬의 점심

타마린 해변은 서핑 포인트이자, 어부들의 출항지다. 이른 아침, 얕은 물결을 가르는 작은 보트들이 줄지어 나가고, 오후엔 그물에서 반짝이는 은빛 숭어가 다시 해안으로 돌아온다. 가까운 베네티에섬에서는 불에 막 올린 생선의 소금기와 라임이 최고의 요리법이 된다.

크리스털 바위에서의 짧은 정박

얕은 라군 위로 솟은 화산암 조각, 크리스털 바위는 바다 한가운데 생뚱맞게 놓인 조형물 같다. 보트는 잠시 모터를 끄고, 물은 유리처럼 맑아진다. 이곳에서는 사진보다도 물 위에 드리운 그림자를 오래 바라보는 일이 더 오래 남는다.

샤마렐 7색 대지와 폭포: 화산이 남긴 파스텔의 층

샤마렐 지질 공원에 들어서면 흙이 색을 가진다는 사실이 설득된다. 붉은색, 자주색, 보랏빛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아침의 사선 빛이 그 결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같은 색이 섞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바람의 방향을 따라 색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근의 샤마렐 폭포는 섬에서 가장 높다. 비가 잦은 계절이면 물줄기가 세 갈래로 퍼지며, 마이크로 미스트가 협곡을 채운다. 전망대 두 곳을 천천히 옮겨 다니며 소리의 거리감을 비교해보면, 지형의 틀을 귀로도 그릴 수 있다.

카젤라 자연공원: 작은 세렝게티에서 만나는 생동

섬 남서부의 카젤라에서는 사파리 버스가 언덕을 넘으며 얼룩말, 기린, 타조를 스쳐 지난다. 동물들의 리듬이 편안하다. 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르는 순간,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장수 거북이의 느린 고개짓 하나에도 아이들이 조용해진다.

사진 팁: 역광이 많은 동선이라 모자와 편광필터가 유용하다. 손에는 간식 대신 물을.

레위니옹 입문: 일출의 르 마이도와 검은 모래 해변

르 마이도에서 여는 새벽

레위니옹의 아침은 르 마이도에서 시작하는 게 정석 같다. 산능선이 서서히 깨어나며 구름의 바다를 가름한다. 태양이 한 뼘씩 올라설 때, 협곡의 윤곽이 드러난다. 바다의 섬이라고만 믿었다면, 여기서 산의 섬을 알게 된다.

생폴의 검은 모래와 바다의 묘지

생폴 해변의 검은 모래는 화산의 시간표를 품고 있다. 발에 닿는 촉감도 다르다. 해변 묘지는 바다와 나란히 누워 있다. 해적의 전설과 식민의 역사, 이주민의 이름들이 바람과 파도 사이에서 잔잔히 읽힌다. 슬프다기보다 담담하다.

마파트·살라지 협곡: 길이 닿지 않는 오지의 시간

레위니옹의 심장부는 세 개의 ‘시르크(협곡 분지)’가 만든 거대한 접시다. 그중 마파트는 도로가 거의 닿지 않아 도보와 헬리콥터만 허락한다. 라 누벨 마을까지의 트레일은 야생의 열대림과 현무암 절벽을 번갈아 보여준다. 구름이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작아진다.

살라지 협곡의 엘-부르 마을은 크레올 주거의 따뜻함을 전한다. 면사포 폭포는 비가 잦은 계절이면 실타래를 풀어내듯 수십 갈래로 내려앉는다. 사진으로는 질감을 다 담기 어렵다. 대신, 공기의 습도와 냄새를 기억하게 된다.

여행 설계: 계절, 동선, 체류 일정 제안

언제 갈까

모리셔스는 대체로 온화하지만, 5~10월은 비교적 선선하고 건조해 트레킹과 드라이브에 좋다. 11~4월은 더 덥고 습하며, 바다 색이 진해지는 시기다. 레위니옹은 산악지형 특성상 일교차가 크니, 고지대 일정에는 바람막이를 챙긴다.

6~8일 샘플 동선

  • Day 1-2: 포트루이스 시티워크(벽화 거리·중앙시장) → 애들레이드 요새 → 르몬 해변 석양
  • Day 3: 타마린 보트(크리스털 바위·베네티에섬) → 카젤라 자연공원
  • Day 4: 샤마렐 7색 대지·샤마렐 폭포 → 저녁 항공으로 레위니옹 이동
  • Day 5: 르 마이도 일출 → 생폴 검은 모래 해변·해변 묘지
  • Day 6: 살라지 협곡(엘-부르·면사포 폭포) → 크레올 마을 산책
  • Day 7-8: 마파트 협곡 당일/1박 트레킹 혹은 헬리투어

실전 팁: 교통, 예산, 안전과 환경

이동과 교통

모리셔스는 렌터카가 동선의 자유를 준다. 좌측 통행이니 초반에는 속도를 줄인다. 해안 도로는 초보자도 무리 없지만, 내륙의 커브는 밤 운전을 피하는 게 좋다. 레위니옹은 산악 도로가 많아 버스+택시 조합이 안전하다. 트레킹 진입은 현지 가이드 동행을 추천.

예산 가늠

미드레인지 기준 하루 숙박 10만~20만 원대, 식비 2만~5만 원, 렌터카 5만~8만 원 선. 헬리투어, 보트, 사파리 등 액티비티를 더하면 체감 비용이 올라간다. 대신 해변과 트레일은 대부분이 공공의 공간이다.

안전과 환경

라군은 온화하지만, 리프 밖은 갑작스러운 조류가 있으니 보트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산악 지역은 날씨 변화가 급하다. 물과 방수, 헤드램프는 기본. 산호와 현지 생태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는 리프 세이프 제품을 고른다.

작게 남기는 것들
쓰레기 되가져오기, 드론 비행 허가 확인, 묘지·기념비 앞에서는 소음을 낮추기. 여행의 질은 이런 ‘작은 예의’에서 달라진다.

여행의 끝에서 남는 것

모리셔스는 색으로 기억되고, 레위니옹은 결로 기억된다. 바다와 산, 달콤한 음료와 거친 능선, 자유의 지형과 구름의 바다. 서로 다른 리듬이지만 한 권의 책처럼 이어진다. 돌아오는 길, 짐은 가벼운데 마음 한쪽은 묵직하다. 좋은 여행은 풍경을 덜고 이야기를 더한다. 이 두 섬이 그랬다.

인도양 한가운데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두르지 않는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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