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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번지는 이른바 좀비 담배, 무엇이며 왜 위험한가

2025년 10월 15일 · 28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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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액상에 의료용 마취 성분이 섞여 유통되는 이른바 좀비 담배가 각국의 공중보건을 흔들고 있습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공급망, 규제의 빈틈, 소비 행태가 얽힌 문제인 만큼 사실을 바탕으로 차분히 짚어봅니다.

1. 좀비 담배의 정체와 명칭의 배경

‘좀비 담배’는 전자담배 액상이나 가향 카트리지 형태로 유통되며, 흡입 후 근육 경련, 전신 떨림, 비틀거림 같은 비정상적 행동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붙은 속칭입니다. 판매자들 사이에서 ‘우주유’ 같은 은어로 돌기도 하고, 과일향·디저트향 등의 친숙한 풍미를 입혀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 자주 쓰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담배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의료용 약물의 비의료적 흡입”이라는 점입니다. 외형이 평범해 단속과 식별이 어렵고, 일반 흡연자나 전자담배 사용자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2. 핵심 성분 에토미데이트, 원래는 어떤 약인가

에토미데이트(Etomidate)는 1970년대 개발된 전신마취 유도제입니다. 의료진의 감독 하에 정맥으로 투여되어 짧고 안정적인 마취를 유도하는 데 쓰이며, 심혈관계 억제가 비교적 적다는 특성 때문에 응급 삽관이나 단시간 시술에서 쓰여 왔습니다.

작용 기전은 GABA 수용체를 증강시켜 중추신경계 활동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의료 환경에서는 용량, 투여 속도, 보조 약물, 산소화 상태를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그러나 흡입용 액상에 섞여 비의료적으로 사용될 경우, 흡수 속도와 혈중 농도를 통제할 수 없어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 위험이 급증합니다.

의료 현장에서 “안전 범위”로 평가되는 특성은 통제된 환경과 숙련된 인력이 전제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조건이 무너지면 위험도는 전혀 다른 차원이 됩니다.

3. 왜 아시아에서 먼저 퍼졌나: 전자담배와 시장 구조

3-1. 전자담배의 보편화가 만든 ‘은밀한 그릇’

전자담배는 냄새가 약하고 흔적이 적어 사용 흔적 추적이 어렵습니다. 합법 유통 제품과 동일한 포장 형태를 활용하면 판매·운반·보관이 쉬워져 불법 물질의 탑승체로 이용되기 쉬웠습니다. 액상은 혼합이 간편하고, 향료로 감각을 덮어 사용자 경계를 낮춥니다.

3-2. 아시아 시장의 특성

아시아 일부 국가의 높은 흡연율, 전자담배 친숙도, 생산지와 소비지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은 범죄 조직에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새로운 맛’ ‘더 강한 타격감’ 같은 마케팅 문구가 SNS를 통해 빠르게 번지며, 일반 흡연자와 초심자까지 노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접근성
합법 제품과 구분 어려운 포장·향료·카트리지 형태
유통성
소량 분산 배송, 택배/해외 직구 위장, 동호회·DM 판매

4. 실제 보고된 사례와 최근 적발 동향

일본 오키나와 유흥가에서 길바닥에 쓰러져 격렬한 떨림을 보이던 20대 여성의 체내에서 에토미데이트가 검출된 바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전자담배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압수 카트리지 중 일부에서 관련 성분이 확인되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홍콩 응급실에는 관련 증세가 의심되는 사례 보고가 누적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중국 국적 남성 3인이 에토미데이트 분말을 공항으로 밀수하려다 체포·기소된 사건이 보도되었습니다. 물류 경로가 항공화물로 식별되었고, 수취인과 배후 조직의 연계 가능성도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이런 사례는 공급망이 다변화·국제화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합법 화물에 섞여 들어올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포장 형태는 합법 전자담배와 거의 동일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아선 구분이 어려운 만큼, 출처와 구성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액상·카트리지는 사용 자체를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5. 인체 영향: 단기 증상부터 중장기 위험까지

5-1. 단기 영향

  • 의식 혼미와 판단력 저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림, 시간·공간 인식 저하
  • 근육 경련 및 전신 떨림: 갑작스러운 강직·경련으로 넘어짐·외상 위험
  • 호흡 저하: 과량 흡입 시 호흡 억제로 저산소증, 심하면 의식 소실

5-2. 중장기 위험

  • 의존·내성 형성: 반복 사용 시 심리적 의존, 농도 증가 욕구
  • 인지 기능 저하 가능성: 주의력·기억력 감소, 정서 불안정
  • 예측 불가한 약물 상호작용: 알코올, 항불안제, 수면제와의 상가 작용
다음과 같은 경고 신호가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동하세요: 호흡이 얕아짐, 의식 흐림과 반복 구토, 반복적·제어되지 않는 근경련, 입술·손끝 청색증.

중요한 점은 흡입이라는 경로가 ‘덜 위험하다’는 착각을 낳기 쉽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흡수 속도가 빠르고, 자가 투여량을 미세 조절하기 어려워 과량 위험이 큽니다.

6. 규제의 흐름과 ‘변종’의 악순환

각국은 문제 성분을 지정해 금지·관리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물질을 금지하면 구조를 살짝 바꾼 유사체가 등장하는 ‘두더지 잡기’ 상황이 반복되곤 합니다. 여기에 전자담배라는 유통 통로가 열려 있으면 접근성 차단이 더 어려워집니다.

한편 일부 국가는 전자담배 자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통해 유통 통로를 근본적으로 줄이려는 접근을 병행합니다. 다만 이 경우 비흡연자 유입 문제, 기존 흡연자의 전환 통로 등 공중보건상 균형점을 둘러싼 논의가 함께 필요합니다.

핵심 쟁점은 ‘어떤 물질을 금지할 것인가’를 넘어서, ‘어떻게 유통과 제조 기반을 함께 압박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7. 개인이 지켜야 할 체크리스트와 초기 대응

7-1. 사용 전 체크

  • 출처 불명 액상·카트리지 No: 성분표·제조사·일련번호 검증 가능 여부 확인
  • 과도한 효과 강조 문구 경계: “한 번에 확 온다” “다이어트에 특효” 같은 표현
  • 비정상적 향·색·점도: 지나치게 달고 화학적 향이 강하거나 점도가 들쭉날쭉

7-2. 사용 중 경고 신호

  • 갑작스러운 어지럼, 시야 흐림, 심박 불규칙
  • 턱·어깨·팔의 떨림 또는 경직, 발음 불명확
  • 숨 가쁨, 흉부 답답함

7-3. 노출 의심 시 대처

  • 즉시 사용 중단,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 연락
  • 동반자 있을 경우 체위 유지(측위), 기도 개방 보조
  • 함께 사용한 카트리지·패키지·영수증 보관: 의료진의 판단에 도움
혼자일 때 어지럼·떨림이 시작되면 즉시 앉거나 누워 낙상 위험을 줄이고, 가능하면 지인에게 전화·메시지로 위치를 공유하세요.

8. 가짜 정보와 유혹의 문구, 이렇게 구별하세요

불법 판매자들은 ‘살 안 쪄요’ ‘불면증에 좋아요’ 같은 표현을 씁니다. 마취제에 그런 효능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향료와 패키지를 귀엽게 만들고, 체험담을 SNS로 퍼뜨려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 전형적 패턴입니다.

  • “검사에 안 걸린다”는 주장: 검사 회피를 강조하는 판매는 그 자체로 위험 신호
  • “의사도 쓰는 약이라 안전”: 의료 환경의 안전과 오락적 사용의 위험은 별개
  • “한 방에 스트레스 해소”: 강한 효과 강조는 과량·의존 위험을 키우는 문구

9. 유통 경로 차단을 위한 현실적 해법

9-1. 제품 추적성 강화

전자담배 액상·카트리지에 일련번호와 제조 이력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면, 출처 불명의 제품을 조기 식별하기 쉬워집니다. 사용자·판매점이 진위를 스스로 조회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베이스가 도움이 됩니다.

9-2.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성

커뮤니티·SNS·메신저 기반의 소규모 판매는 탐지 난도가 높습니다. 플랫폼 차원의 키워드 변형 탐지, 비공개 링크 모니터링 강화, 반복 위반자 영구 정지 등 자율 규제가 필요합니다.

9-3. 신속 지정과 포괄 금지의 조합

물질 하나하나를 뒤쫓는 방식만으로는 늦습니다. 핵심 골격을 포괄하는 화학적 ‘유사체’ 규정과 신속 지정절차를 병행해, 시장의 구조적 유인을 줄이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9-4. 교육·피해자 지원

학교·직장 단위의 현실적 사례 교육, 초기 상담 창구 확대, 익명 제보 보상 등은 수요 억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합니다. 무엇보다 “사용자를 낙인찍기보다 안전하게 시스템으로 끌어오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10. 정리와 당부

좀비 담배는 겉으론 전자담배지만, 속은 의료용 마취 성분을 오락적으로 흡입하게 만드는 위험 물질입니다. 외형의 평범함에 속아 접근성을 과소평가하기 쉽지만, 실제 위험은 급성 경련·호흡 저하에서부터 의존·인지 저하까지 넓고 깊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출처 불명 제품을 단호히 거부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사회 차원에서는 유통 통로 관리, 추적성 강화, 신속 규제, 교육·지원이 함께 가야 합니다. 화려한 향과 포장, 과장된 후기는 결국 위험을 가리는 커튼일 뿐이라는 점,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자담배안전#에토미데이트위험#공중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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