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4’ 첫 회 두 자릿수로 출발… 최고 11.4%, 혹독해진 TOP5 체제
TV조선 ‘미스트롯4’가 첫 방송부터 전국 시청률 10.8%를 기록, 순간 최고 11.4%까지 올리며 힘 있게 스타트를 끊었다. 20인 마스터와 TOP5 체제 도입, 그룹 신곡 특전 등 달라진 룰 속에서 뉴페이스들의 매무새가 확실했다.
첫 방송 성적: 두 자릿수로 시작한 순항
첫 방송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확보했다는 건 대중 관심도와 잠재 시청층의 저력을 동시에 증명한 신호다. 팬덤 중심의 집중 시청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순간 최고 11.4%는 무대 몰입 구간에서 시청이 크게 치솟았음을 보여준다.
전 시즌 ‘미스트롯3’의 첫 회 수치와 직접 비교하며 성패를 단정 짓는 건 이르지만, 이번 시즌은 포맷의 변주와 심사 밀도를 대폭 높여 ‘초반 흥행 탄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출발이 나쁘지 않다.
이번 시즌 핵심 변화: 20인 마스터·TOP5·그룹 신곡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심사 시스템이다. 역대 최다인 20인의 마스터가 참여하고, 그들로부터 올하트를 받으면 즉시 합격이다. 선배 마스터와 국민 마스터 두 축 모두에서 과반을 넘어야 탈락을 면하는 구조라, 무대는 자연스럽게 더 ‘실전형’으로 기울었다.
TOP7 대신 TOP5로 축소된 결승 구도는 시즌 초반부터 경쟁 긴장도를 끌어올린다. 시리즈 최초로 결승권에게 그룹 신곡이 주어진다는 점도 동기부여 측면에서 강력하다. 우승만을 향하는 ‘일극 구조’가 아닌, 결승권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키운 포인트다.
뉴페이스들의 돌풍: 올하트가 쏟아진 무대들
첫 방송의 공통된 감상은 “준비가 달랐다”였다. 몇몇 무대는 등장 순간부터 이미 화면 장악력이 완성돼 있었다. 표현력과 곡 해석, 무대 동선, 그리고 호흡과 호흡 사이의 여유까지, 장르에 대한 이해가 선명했다.
완성형 신예의 등장
대학부의 길려원은 단정한 톤의 음색과 정확한 피치로 시선을 끌었다. 외모 화제성이 먼저 회자됐지만, 초반 호흡부터 후렴 어택까지 흔들림 없는 라인이 ‘올하트’ 설득력을 만들었다.
무대를 휘감은 타장르 스킬
소프라노 출신 박홍주는 고음의 질감이 성악식 직진이 아니라 트로트 문법으로 정리돼 있었다. 흔히 타장르 출신이 범하는 비브라토 과시나 과한 발성 대신, 곡의 감정선을 따라 고음을 배치해 설득력을 얻었다.
압도적 에너지의 국악 보이스
국악 기반의 홍성윤은 호흡이 길고, 고음이 위로만 치솟지 않고 앞으로 ‘튀어 나오는’ 성량이었다. 장윤정이 “완벽한 무대”라고 평한 대목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호흡 제어와 음정 정확도, 그리고 마이크 컨트롤의 밸런스에 대한 평가로 읽힌다.
부문별 관전 포인트: 대학부·유소년부·타장르부·현역부
대학부: 결 고운 음색과 안정감
길려원을 중심으로, 무대에 대한 준비도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단지 음역대 과시가 아니라 가사 전달력이 또렷해, 짧은 클립만으로도 곡의 감정이 들어왔다. 이런 스타일은 추후 경연이 올라갈수록 ‘장기적 신뢰’를 만든다.
유소년부: 순도 높은 표현력
배서연의 “뽀로로는 이제 그만”이라는 도발적 멘트는, 귀여움을 무기로 쓰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실제로 리듬을 잡아 끌어당기는 기술이 좋아 초반 박수 타이밍을 끌어냈다. 연변 출신 전하윤은 발음과 호흡이 또렷했고, 시청자에게 ‘눈웃음’이라는 비언어적 매력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타장르부: 장르 혼종의 가능성
박홍주의 성악 기반 트로트, 생황 연주자 허새롬의 전통 악기와의 결합, 그리고 원곡자 신현희의 무대까지. 타장르부는 ‘기술 과시형’과 ‘감정 몰입형’ 사이에서 결을 맞추는 게 관건인데, 첫 회는 생각보다 감정선 통제가 좋았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편곡의 밀도와 호흡이 승부처다.
현역부 A: 서사와 절실함의 충돌
김산하는 국악 트롯의 강점을 잠시 덮고 기타 하나로 무대를 비웠다. 이 선택은 ‘밀도 높은 서사’를 만들었다. 김혜진은 체중 감량 이후의 호흡 변화가 오히려 발성을 안정시켰다. 단단해진 중저음이 후렴에서 지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스터 라인업의 존재감과 심사 온도
이번 시즌 심사의 결은 ‘다층적’이다. 선배 마스터와 국민 마스터가 나뉘어 있고, 20인의 숫자는 자연스럽게 과소평가를 줄이는 장치가 된다. 특정 마스터 성향 하나로 무대의 운명이 갈리는 편향이 줄어드는 효과다.
특히 장윤정은 심사와 동시에 결승권 그룹 신곡의 작곡·프로듀싱을 맡는다. 심사에서의 언급이 곧 음악적 방향의 힌트가 된다. 참가자에게는 평가를 넘어서 ‘향후 작업의 방향성’을 함께 제공받는 셈이다.
여기에 초대 진 송가인의 마스터 합류는 상징성이 크다. ‘참가자에서 마스터로’ 이동한 이력은 무대 위 긴장과 떨림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의미다. 현장의 공기와 호흡, 박자 앞세우기보다 ‘가사’의 설득력을 중시하는 코멘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청 흐름 분석: 왜 통했나
첫째, 룰의 긴장감이 시청 동선을 잡아끈다. TOP5 체제는 다음 회차로 넘어가도 ‘누가 결승선에 먼저 닿을까’라는 궁금증을 유지시킨다. 둘째, 뉴페이스들의 무대 완성도가 기대치를 웃돌았다. ‘어디 있다가 이제 나왔나’라는 반응은 곧 재방·클립 소비를 견인한다.
셋째, 장르 혼종의 실험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했다. 성악·국악·전통 악기·싱어송라이팅 등 타장르 자산을 트로트 문법으로 재정렬하는 시도가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 결국 시청률은 ‘완성도 높은 케미’에서 오른다.
다음 회차 관전 포인트와 변수
1) 현역부 X의 정체와 반전
이름·나이·경력을 가린 현역부 X는 시즌의 미스터리 카드다. 무대만으로 평가받는 포맷 특성상, 초반에는 과소평가될 수 있으나, 정체가 공개되는 순간 ‘서사 보정’이 붙을 수 있다. 이때 심사 밀도 유지가 관건이다.
2) 편곡의 승부처
타장르부와 유소년부는 편곡이 성패를 갈라줄 가능성이 높다. 박자 분해, 전조 타이밍, 간주 최소화 등 스테이지 설계가 TV와 모바일 시청 환경 모두에서 ‘집중의 끈’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3) 장윤정 프로듀싱의 방향
결승권 그룹 신곡은 곡의 톤과 메시지에서 대중성을 넓히는 방향이 예상된다. 멜로디는 따라 부르기 쉽되, 리듬은 현대적으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 참가자들의 개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한 팀’의 색을 만드는 게 핵심 과제다.
트로트 오디션 시장에서 ‘미스트롯4’의 의미
트로트 오디션은 이미 포화처럼 보였지만, ‘미스트롯4’는 두 가지 지점을 건드렸다. 하나, 경연의 밀도를 높여 시청 피로도를 줄였다. 둘, 결승권의 가치를 확 올려 ‘과정의 보상’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 구성은 참가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또 하나, 장르 외연 확장이다. 단순히 전통 트로트의 성역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장르의 기술과 감성을 트로트 안에서 ‘정돈’해내는 시도가 보인다. 이는 향후 음원·콘텐츠 생태계에서도 콜라보 가치를 키운다.
초심자 가이드: 즐기기 위한 작은 팁
- 클립은 무대 전체 버전으로 보길 추천: 호흡과 표정이 이야기의 절반이다.
- 이어폰보다는 스피커 환경 권장: 저역에서 느껴지는 호흡과 마이크 컨트롤이 다르게 들린다.
- 심사 멘트는 힌트: 장윤정·송가인 멘트는 향후 편곡과 무대 구성의 방향을 엿보는 창이다.
- 부문별 비교 관전: 같은 곡이더라도 대학부·현역부의 접근이 어떻게 다른지 체크해보면 재미가 배가된다.
트로트는 결국 ‘사람의 목소리’가 중심인 장르다. 누가 얼마나 높게, 길게 부르느냐보다, 어떤 호흡으로 가사를 밀어 넣는지가 승부처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첫 회가 왜 설득력이 있었는지 이해가 쉬워진다.
정리: 초반 판도와 기대치
‘미스트롯4’는 첫 회부터 ‘시스템’과 ‘무대’라는 두 축을 모두 잡았다. 20인 마스터 체제는 신인에게 공정성을, TOP5는 결승권에게 동기를, 그룹 신곡은 이후 활동의 확장성을 제공한다. 시청률 10.8%, 최고 11.4%는 그 결과물의 첫 지표다.
이제 관건은 ‘지속력’이다. 다음 회차에서 편곡의 밀도와 라인업의 균형이 유지된다면, 시즌 중반부의 상승 곡선도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트롯 여제 타이틀을 누가 가져가느냐보다, ‘어떤 목소리가 오래 남을까’를 지켜보는 재미가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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