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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내야수 정훈 은퇴 선언… 통산 1476경기, “받은 사랑 돌려드리겠다”

2025년 12월 15일 · 1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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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내야수 정훈이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통산 1476경기, 타율 0.271로 성실함을 증명한 선수. 그가 남긴 기록과 의미, 그리고 팬들이 기억할 장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은퇴 발표의 배경과 공식 확인

롯데 자이언츠는 정훈이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선수 본인 역시 소셜미디어와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직접 전했다. 짧고 차분한 문장 사이로 “야구가 인생의 전부였다”는 고백과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기록보다 더 오래 남는 건, 이런 유형의 문장들이다.

공식 발표는 구단의 확인과 함께 나왔고, 그가 지난 시즌 치렀던 77경기 성적(타율 0.216)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음 세대를 비추는 역할로 방향을 튼다. 모든 선수의 마지막은 각자의 속도로 찾아오는데, 정훈은 비교적 담담한 태도로 그 시점을 받아들였다.

데뷔부터 롯데 프랜차이즈까지

정훈의 출발선은 화려하지 않았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현장 밖, 초등학교 코치로 다시 야구를 붙잡았다. 2009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합류하며 겨우 실마리를 찾았고, 그 후 한 팀에서 내야 곳곳을 지키며 경력을 쌓았다.

프로 입단→공백→현장 복귀까지의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다. 신고선수 신분에서 보장된 것은 기회가 아니라 증명해야 할 과제였고, 정훈은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 인내가 ‘프랜차이즈’라는 단어로 수렴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통산 기록과 숫자가 말하는 가치

정훈은 통산 1476경기에서 타율 0.271, 1143안타, 80홈런, 532타점, 637득점을 남겼다. 화려한 누적 홈런 수는 아니지만, 리그 평균의 파동 속에서도 꾸준히 제 몫을 해온 선수의 이력이 숫자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특히 경기 수와 안타 수는 그가 긴 시간 로스터에서 신뢰를 받았다는 방증이다. 팀이 필요로 할 때 라인업을 채우고, 가장 필요할 때 한 번 더 타석에 서던 유형의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이런 선수는 계산이 선다는 점에서 귀하다.

커리어 하이라이트: 2021년의 존재감

2021년, 정훈은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4홈런, 79타점, 70득점을 기록했다. 이 시즌은 단순히 ‘잘했다’로 요약하기엔 부족하다. 타선의 연결고리이자 필요할 때 장타로 흐름을 바꾸던 구간이 분명히 있었다.

시즌 종료 후 3년, 최대 18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그 해의 기여도가 팀 내부에서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알려준다. 계약은 보상의 형태지만, 본질은 신뢰다. 그 신뢰가 이후 몇 시즌 동안 팀의 라인업 운영에 여유를 제공했다.

정훈이 말한 롯데, 그리고 팬

“롯데에서 오랜 시간 함께하며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과 자부심을 느꼈다.”

그가 남긴 소감은 간결했지만 분명했다. 구단의 믿음, 팬의 응원, 동료와 지도진에 대한 감사. 저 문장에는 결과보다 과정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갖는 정서가 담겨 있다. 선수로서의 시간은 성적표로 평가되지만, 그 시간을 살아내게 하는 힘은 결국 관계에서 나온다.

포지션 유연성과 팀 기여도

정훈은 내야 전반에 걸쳐 이동하며 팀 사정에 맞추는 탄력성을 보여줬다. 특정 포지션에 고정돼 누적을 쌓는 방식과는 다른 경로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타선과 수비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변경되는 라인업 속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한다.

기록지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포지션 이동은 익숙한 리듬을 무너뜨릴 때가 많다. 그럼에도 시즌 중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던 건 꾸준한 준비와 수용성 덕분이다. 팀 스포츠에서 그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

롯데 팬이라면 연장전 혹은 승부처 타석에서 보여준 집중력을 떠올릴 것이다. 큰 홈런보다 더 길게 기억에 남는 건, 무게가 실린 한 번의 안타와 다음 타석을 위한 표정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 타석에서 흔들리지 않던 루틴이 있다.

장면은 늘 시간이 흐른 뒤에 더 선명해진다. 응원가가 끝나갈 때쯤 배트를 겨누던 자세, 1루 베이스를 밟고 나서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던 버릇, 그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의 장갑을 툭 건네던 습관 같은 것들. 이런 디테일은 팬들의 기억 속에서 선수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를 좌우한다.

베테랑의 자기 관리와 루틴

긴 커리어를 지탱한 건 숫자보다 생활이었다. 경기 전에 몸을 올리는 시간, 타격 케이지에서 점검하는 각도, 비디오를 확인하며 스윙 궤도를 미세 조정하는 과정.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매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훈은 “항상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 서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대라는 단어는 언제나 결과가 아닌 태도에 가깝다. 부상 관리, 컨디션의 기복을 줄이는 수면과 영양 루틴, 그리고 시즌 말의 체력 저하 구간을 넘기는 작은 요령들까지. 그 세부가 쌓여 ‘꾸준함’이라는 이미지를 만든다.

팀이 평가한 리더십

구단은 정훈을 “꾸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한 훈련 태도로 후배의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리더십은 목소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시간에 먼저 나와서 같은 자리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 결과가 좋지 않은 날에도 루틴을 깨지 않는 사람, 그리고 방망이가 조용한 날엔 장갑을 더 조용히 벗는 사람. 그 침착함이 팀 분위기를 지탱한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베테랑다운 집중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는, 단순히 승부처의 한 타석을 넘어 경기 전체의 호흡을 조절하는 능력과도 연결된다. 수비 위치 선정, 주자 상황 판단, 끊어주는 볼을 고르는 눈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은퇴 이후 전망과 역할

정훈의 다음 행보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수 육성 파트나 현장 지도자, 또는 프런트와 현장을 잇는 지원 역할 모두가 가능한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신고선수 출발이라는 배경은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건네기 좋다. 과정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이 건네는 한 문장은 때로 어떤 코칭 포인트보다 설득력이 있다.

선수 출신의 해설 및 데이터 코디네이터 역할도 열려 있다. 경험과 기록을 엮는 일은 그가 걸어온 시간과 맞닿아 있다.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 수치의 뉘앙스를 현장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 그리고 팬과 팀을 이어주는 교량의 역할까지. 베테랑의 다음 단계는 다양하다.

숫자로 보는 간단 히스토리

주요 기록

통산 1476경기

타율 0.271

1143안타 · 80홈런

532타점 · 637득점

의미 있는 시즌

2021시즌: 135경기, 타율 0.292, 14홈런, 79타점

시즌 후 FA 계약(3년, 최대 18억)

최근 시즌: 77경기, 타율 0.216

숫자는 정답지가 아니다. 다만 커리어의 결을 읽게 해준다. 정훈의 숫자는 ‘과장 없이 꾸준한 선수’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팬들에게 남긴 메시지의 의미

그가 강조한 건 ‘감사’와 ‘보답’이었다. 긴 커리어의 마지막에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는 그 사람의 시간을 압축한다. 박수 속에서 떠나는 선수의 문장들은 대개 비슷하지만, 정훈의 경우에는 실제 행동으로 채워진 시간 덕에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은퇴 시즌은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직야구장 스탠드에서 첫 응원을 하던 어린 팬이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 같은 자리에서 박수를 치고, 선수는 그 박수를 기억하며 마지막 인사를 준비한다. 관계의 밀도가 시간의 길이를 이긴 사례다.

정리: ‘성실’로 완성한 커리어

정훈의 커리어를 한 단어로 묻는다면 ‘성실’이라 답하고 싶다. 큰 스포트라이트보다 매일의 훈련과 준비로 길을 냈고, 그 끝에서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어려운 약속을 남겼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는 말. 사실 그 약속은 이미 오랜 시간 그의 플레이로 이행 중이었다.

이제 마침표를 찍는 일만 남았다. 떠나는 자리에 과장은 필요 없다. 그가 쌓아 올린 일상의 무게가 이미 충분하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도 간결하면 좋겠다.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우리는 그런 선수의 시대를 함께 지났다.

편집자 주: 본 글은 공개된 사실 관계와 선수의 공식 메시지를 바탕으로, 팬의 시선에서 정리한 기록형 아티클입니다. 구체 통계는 시즌 종료 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기록은 남고, 태도는 전해진다. 정훈의 야구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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