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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동 땅꺼짐 원인 공식 발표: 심층풍화대 ‘쐐기 미끄러짐’과 지하수·하수관 복합 영향

2025년 12월 03일 · 16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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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명일동 도로 함몰(면적 약 22m×18m, 깊이 16m) 사고의 원인으로 심층풍화대에 형성된 쐐기형 불연속면이 지하수위 저하와 노후 하수관 누수와 맞물려 터널 상부에 과도한 외력을 유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부는 지반조사 기준 강화, 비배수 터널 권고, 노후 하수관 교체와 탐사 주기 단축 등 재발 방지책을 추진합니다.

사고 개요와 현장 상황

사고는 강동구 명일동 동남로 구간에서 도로 중앙부가 크게 내려앉으며 발생했습니다. 크기만 놓고 봐도 중형 건물 한 동이 들어갈 법한 규모였고, 현장 인근에는 도시철도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불시에 열린 지반 아래에는 시공 중인 터널과 각종 지하시설물이 얽혀 있었고, 이 구조가 어떤 경로로 무너졌는지 밝혀내는 게 조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눈에 띈 것은 붕괴 단면에 드러난 불연속면의 흔적, 함몰부 주변의 토사 세립화, 그리고 파단면 주변의 수분 흔적이었습니다. 즉각적인 외력만으로 설명되기보다, 오랜 시간 누적된 환경 변화와 지질 구조가 결합해临계점을 넘은 양상이었습니다.

핵심 원인: 쐐기형 불연속면의 미끄러짐

조사위원회는 심층풍화대 내부에서 서로 교차하는 복수의 불연속면을 확인했고, 그중 세 면이 만나 쐐기형 블록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블록은 마찰력과 구속압이 유지되는 동안엔 안정하지만, 지하수위 변화로 유효응력이 달라지거나 주변 토사 지지력이 약화되면 미끄러짐 개시 조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터널 상부에서 쐐기형 블록이 하향 또는 사면 방향으로 미끄러지면, 설계 당시 가정한 지반반력과 내압 균형이 깨지고 라이닝에 예상 이상의 외력이 가중됩니다. 이때 국부 좌굴, 숏크리트 박리, 강관보강 주변의 응력 재배치가 연달아 일어나며, 결과적으로 상부 지반까지 연쇄 붕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의 누적 효과

이번 사고는 단일 원인보다 ‘복합 작용’이 본질이었습니다. 주변 대형 터널 공사 영향으로 지하수위가 수년 간 큰 폭으로 저하됐고, 이는 지반 내 유효응력과 간극수압의 균형을 바꿨습니다. 지하수위 하강은 절리면의 유효응력을 변화시켜 쐐기 블록의 안정계수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노후 하수관 누수가 지속되면서 토사세립분이 이동하고, 하부가 비워지는 파이핑 현상이나 주변 지지력 약화가 겹쳤습니다. 하수의 화학적 성분이 암반과 충진물의 결합력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보고되어 왔는데, 현장에서도 유사한 영향이 누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조사 방식: 3D 모델링과 수치해석

조사팀은 드론 영상으로 얻은 표고·지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지질모델을 구축하고, 불연속면의 방향성(주향·경사)과 공간 배치를 재현해 붕괴 시나리오를 검증했습니다. 이런 모델링은 단면 몇 개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쐐기’ 형태를 공간적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

수치해석 측면에서는 터널 라이닝과 주변 암반·풍화대의 상호작용을 단계 해석해, 지하수위 하강 및 하수 누수 조건에서 안정계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폈습니다. 결과적으로 ‘불연속면 미끄러짐 → 라이닝 외력 증가 → 상부 지반 침하’라는 연쇄 경로가 가장 일관된 설명력을 가졌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시공·설계 단계의 빈틈은 무엇이었나

터널 공사 전 지반조사는 일반적으로 수평·수직 간격을 두고 시추와 물성 시험을 병행합니다. 그러나 심층풍화대의 불연속면은 공간적으로 불연속이고, 짧은 간격을 비껴가면 놓치기 쉽습니다. 이번 현장에서도 간격을 줄였음에도, 문제의 쐐기형 구조가 시추선 사이에 남아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굴진면 관찰 결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측면전개도 작성, 지반 보강재 주입공사 시방의 구체화 등 문서 기반 관리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지점이 드러났습니다. 서류상의 빈틈은 현장팀 간 지반 인식의 공유를 어렵게 만들고, 작은 이상 징후를 조기 경보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게 합니다.

정부 대책: 지반조사·지하수·지하시설물 관리 강화

핵심은 “심층풍화대·도심지 조건”을 별도의 고위험 범주로 보고 기준을 세분화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개선이 추진됩니다.

  • 지반조사 설계기준 개정: 도심 비개착 터널 지반조사 신설, 심층풍화대 구간 조사 간격 대폭 축소 권고
  • 지하수위 관리: 누적 수위저하량에 따른 세분화된 조치요령 도입, 장기 계측 기반의 경보체계 강화
  • 지하시설물 안전: 굴착 전·되메움 후 3개월 이내 지반탐사 명문화, 위험도 따라 탐사 주기 단축
  • 터널 안정성: 3열 중첩 강관보강 그라우팅, 굴진면 디지털 매핑·온라인 암판정 시스템 도입 권고
  • 공법 선택: 심층풍화대·고수압 구간에서 비배수(TBM 등) 공법 우선 검토

지자체와 발주처, 시설물 관리기관이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통해 지반·수위·시설물 데이터를 한 데 모아 보는 체계도 마련됩니다. 서로 다른 기관이 가진 분절된 정보를 연결해, 현장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입니다.

도심 터널 공사의 안전 체크리스트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바로 적용 가능한 포인트를 정리해 봅니다. 복잡한 절차 같지만, 실제로는 작은 누락 하나가 사고의 단초가 되곤 합니다.

  • 조사 시추 간격 축소 + 지중레이더/전기비저항 병행, 위험 구간 추가 보링 실시
  • 관찰 굴진면 디지털 매핑으로 절리·균열 방향성 기록, 일일 변위 트렌드 자동 리포트
  • 수위 다점 수위계로 누적 하강률 모니터링, 임계치 초과 시 굴진 속도 자동 감속
  • 보강 3열 중첩 강관+그라우팅의 겹침 길이 관리, 품질 코어 회수·강도 시험 필수화
  • 시설물 인근 노후 하수관 사전 교체, 연결부 단차·균열 즉시 보수
  • 문서 측면전개도·주입 시방 구체화, 변경관리 로그에 근거자료 첨부

이 가운데 가장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 ‘누적 수위저하’와 ‘시설물 누수’입니다. 큰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넘어가면, 어느 날 갑자기 연쇄적으로 문제가 표면화될 수 있습니다.

주변 생활 인프라와 ‘보이지 않는 리스크’

도심은 상·하수관, 통신관, 가스관, 전력관로, 그리고 건물 기초가 조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각각의 영향이 약해 보여도, 동시에 작동하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미세한 하수 누수는 토사 세립분을 조금씩 빼내고, 지하수위 하강은 절리면 구속을 줄이며, 터널 굴진에 따른 미세 진동은 이미 불안정한 블록의 경계면 마찰을 더 낮출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상호작용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것입니다. 현장 계측 데이터(변위·수위·응력)와 지하시설물 운영 데이터(압력·유량·누수 이벤트)를 연동하면, 단일 신호로는 놓치는 조기 징후를 더 빨리 잡아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달라질 현장: 공법 전환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심층풍화대·도심 밀집 구간에서는 굴착면을 개방하지 않는 비배수 공법이 점차 표준 선택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TBM은 토압·수압을 밀폐 관리해 지하수나 토사의 유출을 억제하고, 라이닝을 동시에 설치해 개방 기간을 최소화합니다. 초기 비용과 준비 기간이 부담이지만, 장기적 리스크 비용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데이터 운영입니다. 굴진면 관찰과 계측을 수기로 남기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매핑, 온라인 암판정, 클라우드 기반의 변경관리와 품질 추적이 결합하면, 현장 판단의 흔들림을 줄이고 외부 검증도 쉬워집니다. 이런 흐름은 이번 사고 이후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정리: 반복을 막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번 명일동 땅꺼짐은 ‘약한 지반+지하수위 변화+시설물 노후+기록의 빈틈’이 한 지점에서 맞물린 결과였습니다. 같은 패턴은 다른 도시에서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세 가지입니다. 더 촘촘한 조사, 누적 변화의 상시 관찰, 그리고 기관 간 데이터의 연결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은 “아직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입니다. 도심 지하안전은 작은 신호를 큰 조치로 바꾸는 결단에서 시작합니다. 기준은 이미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상적인 실천으로, 숫자와 기록으로, 현장을 설득력 있게 관리할 차례입니다.

요약: 쐐기형 불연속면의 미끄러짐이 결정적 원인이었고,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가 이를 가속했습니다. 대책은 조사 간격 축소, 비배수 공법 권고, 지하시설물 관리 고도화, 디지털 기반의 관찰·기록 체계 강화로 모아집니다.
참고: 본 글은 공개된 조사 결과와 터널·지반 분야의 일반적 엔지니어링 원리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숫자와 용어는 현장 이해를 돕기 위한 수준으로 서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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